LG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16조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을 거뒀다고 8일 잠정실적(연결기준)을 공시했다. 작년 3분기보다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22.7% 늘었다. 모두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수치다. 이날 발표된 실적은 3분기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7년 4분기(16조9636억원) 후 11분기 만에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가전 판매가 뛴 데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가 주효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1~2분기 억눌렸던 수요까지 3분기에 몰려 폭발적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미국 등 각국의 코로나19 보조금 지급은 이런 현상의 촉진제 역할을 했다.
국내외에서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3신기’로 불리는 신가전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급증했다. 대면 마케팅이 불가능해지자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비용도 아낄 수 있었다. H&A 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이 올해 1~3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인 배경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그동안 국내와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이 컸지만 최근 들어 유럽에서도 빌트인 가전 위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7, 8월 OLED TV 판매량은 각각 13만 대와 16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55~56% 급증했다.
큰 화면을 선호하는 ‘거거익선’ 트렌드로 75인치 이상 대형 TV가 특히 많이 판매됐다. 옴디아는 LG전자의 75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량이 7월 전년 동기 대비 357% 늘었고, 8월에도 146%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77인치 패널을 제조하고 남은 자투리로 제조한 48인치 OLED TV까지 게임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실적에 기여했다.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스마트폰(MC) 사업본부는 작년 4분기부터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MC 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손실은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동기(-1612억원)와 지난 2분기(-2065억원)보다 줄었다.
미국 시장의 스마트폰 수요가 되살아나는 데다 중남미에서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셧다운됐던 완성차 업체들의 사업장이 다시 가동되면서 자동차 부품(VS) 사업 적자폭도 줄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남아 있고, 내년부터 VS 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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