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기세척기를 디자인한 이는 삼성전자 디자인팀 출신인 신동주 SK매직 디자인팀장(사진)이다. 그는 “외관뿐 아니라 내부까지 꼼꼼하게 살피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지난해 4월 SK매직 디자인팀에 합류했다. 당시 팀원은 5명. 이 작은 규모가 오히려 신 팀장이 SK매직을 선택하게 된 계기였다.
신 팀장은 SK매직에 들어오자마자 디자인팀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제품 디자인 과정에서 비(非)전문가의 개입을 최소화했다. 대부분 가전기업이 그렇듯 SK매직 역시 제품 디자인을 두고 수십 명의 의사결정권자가 개입했다.
신 팀장은 이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회사에 건의해 디자인 완성 과정에 개입하는 인원을 대폭 줄였다.
한편으로는 각 팀원에게 각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부여해 책임감을 갖도록 했다. 현재 SK매직 디자인팀은 15명이다. 이들은 제품 디자인과 선행 디자인, 그래픽, CMF(컬러디자인) 등 네 가지 역할 중 하나에 특화돼 있다.
제품뿐 아니라 조직까지 디자인한 신 팀장의 노력은 IDEA 사상 처음으로 식기세척기가 대상을 차지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신 팀장을 비롯한 SK매직 디자인팀이 제품 완성을 위해 들인 기간은 약 1년이다.
신 팀장이 특히 눈여겨본 것이 식기세척기 내부 세척장치였다. 단순히 사방팔방 물을 흩뿌리는 구조여서 구석구석 닦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가 대안으로 떠올린 것은 공업기기에 쓰이는 회전형 로터였다. 신 팀장은 이를 3차원(3D) 프린터로 디자인한 뒤 개발팀에 제안했다.
개발팀은 흔쾌히 받아들였고, 그 결과 빈틈 하나 없이 세척할 수 있는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가 탄생했다. IDEA는 이 제품이 지닌 탁월한 세척 기능에 주목했다. 국제 3대 디자인상 중 IDEA는 성능 측면을 유독 따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효율적인 조직 개편과 전문성 강화가 이뤄낸 성과”라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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