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6일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31조5798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5조1930억원 불었다. 월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지난 8월 증가액(4조700억원)을 엿새 만에 넘어섰다. 빅히트 일반청약을 앞두고 개인이 대거 마이너스 통장을 새로 마련하거나 한도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거의 이자를 주지 않는 은행 수시입출금식 통장 등 요구불 계좌에서도 상당한 금액이 증권사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6일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 잔액은 574조7736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0조7581억원 감소했다.
빅히트 청약에 참여한 개인은 청약증거금 1억원당 2주씩을 받는다. 청약에 실패한 나머지 증거금은 청약 종료 2영업일 뒤인 지난 8일부터 돌려받기 시작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증시 활황으로 환불금을 증권 계좌에 남겨두고 투자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자금을 은행 계좌로 되돌리는 속도도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반청약을 받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삼성증권에서 카카오게임즈에 청약한 개인 가운데 환불 계좌로 은행을 지정한 고객은 10%가량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공모주 청약 열풍이 신용대출 급증세로 이어질지 신경 쓰고 있다. 올 들어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대출)’ 현상이 심화하면서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속도 조절’을 금융권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주일가량 지나면 개인이 빅히트 청약 환불금을 얼마나 마이너스 통장 등으로 되돌릴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