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독감 백신에 흰색 이물질…61만개 추가 폐기

입력 2020-10-09 19:15   수정 2020-10-10 00:18

상온에 노출된 백신에 이어 또다시 독감 백신 61만5140개가 폐기된다. 흰색 이물질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돼 폐기하기로 한 백신을 포함하면 올해 버려지는 백신만 10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독감 백신 공급 부족 현상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백신이 만든 독감 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 61만5140개를 자진회수한다고 9일 발표했다. 신성약품에서 유통한 독감 백신 48만 개 폐기를 결정한 지 사흘 만이다.

이번에는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식약처는 지난 6일 경북 영덕군보건소로부터 백신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제품을 긴급 수거하고 업체에 자체 조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흰색 이물질(75㎛ 이상 입자)은 단백질 99.7%, 실리콘 오일 0.3%로 확인됐다. 한국백신이 6개 제조라인에서 생산한 제품 90만 개를 조사한 결과다. 이 회사는 A사와 B사가 제조한 주사기에 백신을 담았는데 16만120개(A사 주사기)에서는 이물질이 나오지 않았다. B사 주사기에 담은 백신은 총 61만5140개로 이 중 일부에서 이물질이 확인됐다. 백신 유통 과정에서 냉장보관하도록 한 콜드체인은 잘 지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한국백신에서 생산한 독감 원액을 B사 주사기에 담아 보관하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B사 주사기에 담은 4개 라인 제품을 모두 자진회수하도록 했다.

9일 기준 문제가 된 백신은 이미 1만7812명에게 접종됐다. 이 중 7018명은 국가예방접종 사업 대상(무료 접종)이고, 1만794명은 돈을 내고 맞았다. 이 중 1명이 국소통증 이상 반응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검토 작업에 참여한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구성 성분의 농도와 용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약물, 산이나 실리콘 처리 과정 중 단백질 응집이 생길 수 있다”며 “(흰 이물질이) 항원단백질 응집체가 맞다면 주사 부위 통증과 부종 등이 생길 위험이 높아질 수 있지만 전신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독감 수급에는 비상이 걸렸다. 올해 국내 생산된 백신 2964만 개 중 3.7%가 제조·유통 과정상 문제로 폐기되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