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에서 신데렐라로 떠오른 안나린 "내 스윙은 진화중"

입력 2020-10-11 16:29   수정 2020-10-11 16:37


11일 한국여자골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안나린(24)의 골프 구력은 10년에 불과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골프를 시작하는 동료 선수들과 달리 중학교 2학년이란 늦은 나이에 골프를 접했다.

가족과 함께 휴가를 간 미국 하와이에서 아버지와 함께 한 라운드가 골프의 시작이었다.

유년시절 태권도 선수를 했던 안나린의 운동 신경은 엄청난 속도로 골프 기술을 익혀나갔다. 대한항공에 근무하는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중학교 때부터 ‘골프 천국’ 제주에 내려온 것은 행운이었다. 구력 차이를 따라 잡기에는 아마추어 시절은 짧았다. 안나린은 엘리트 선수라면 거치는 국가대표는 커녕 상비군에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 KLPGA 정규 투어에 데뷔한 뒤에는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데뷔 첫해 카이도 여자오픈과 이듬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지난해 롯데칸타타오픈과 올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는 3위에 올라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안나린은 “제주도에 계신 아버지와 동생과 떨어져 온전히 저만 돌보시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을 쳤다”고 말했다.

그의 장기는 쇼트퍼팅. 2~3m 거리의 퍼팅은 언제든지 넣을 수 있다는 것이 안나린의 생각이다. 안나린의 올 시즌 평균퍼트 수는 30.05개로 투어 전체 17위에 올라있다. 우승 문턱에서 안나린의 발목을 잡은 게 샷이다. 고민을 풀어 준 이가 김성윤(38) 프로다. 스윙교정에 들어간 후 임팩트의 타점이 정확해졌고 거리감이 좋아졌다. 안나린은 “지난해는 바뀐 스윙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실전에서도 연습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긴장도 많이 됐지만, 상대가 누구든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 캐디와의 궁합도 선전의 또 다른 이유다. 안나린은 “차분한 성격인 저와 달리 에너지가 넘치는 캐디가 경기 중에도 힘을 불러 일으켜 주는 조언을 많이 한다”며 “캐디와 케미가 잘 맞는 것도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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