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 미래에셋자산운용 AI혁신본부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투자 수요는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본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AI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는 AI 전문가다. AI혁신본부는 과거 외부 AI 업체와의 협업을 주로 했지만 지금은 AI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미래에셋 합리적인 AI 글로벌 모멘텀 펀드’ 내 AI 알고리즘의 공동개발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의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AI코리아그로스 액티브 ETF’에 적용된 AI 모델을 개발했다.
최 본부장은 AI가 펀드매니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모든 펀드를 로보어드바이저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펀드매니저가 AI의 보조를 받아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AI혁신본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는 AI의 도움을 받아 투자전략과 자산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찾아내고, AI도 펀드매니저의 피드백을 통해 알고리즘을 고도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배우 제니퍼 로런스와 다우존스의 사례를 통해 AI와 인간의 보완관계를 설명했다. 2014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의 일별 흐름과 미국 언론의 일별 로런스 언급 횟수 간 상관계수는 0.8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런스 언급횟수가 많은 날 주가도 오를 확률이 높았다는 얘기다. 전혀 관련이 없는 무의미한 데이터지만 AI가 제대로 학습하지 않으면 이를 의미있는 것으로 해석한다는 게 최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AI가 찾아오는 무수한 데이터 속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구분하고, 이를 평가할 인간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TIGER AI코리아그로스 액티브 ETF도 EMP운용본부의 피드백을 통해 꾸준히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변동성과 수익률을 관리한다.
AI가 신뢰받기 위해서는 재무제표와 공시 속 숫자와 문자 등 정형 데이터의 처리 능력을 넘어 사진과 영상 등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해석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정형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은 이미 AI가 인간을 뛰어넘지만 비정형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여전히 펀드매니저 개인의 직관이나 노하우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비정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예측 능력을 강화한다면 복잡한 투자기법에 대한 수요가 있는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AI 기반 투자의 폭발적인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와 풍부한 경력의 펀드매니저가 함께할 때 AI는 혁신적인 자산관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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