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설립 후 17년 동안 매출이 꾸준히 늘었고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점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오는 20~21일 공모 청약을 거쳐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위드텍의 유승교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드텍은 오염 물질 모니터링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연구·개발(R&D)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17년간 쌓은 기술 노하우가 꾸준한 실적 개선 비결”이라고 말했다.
2003년 설립된 위드텍은 오염 물질 모니터링 장비 제조업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분자 수준의 화학 오염 물질을 측정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이다. 미국 마이크론과 글로벌파운드리, 대만 난야, 중국 BOE 등으로 고객사를 넓혀가는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왜 상장하나.
“수 년 전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공모로 조달한 자금을 좀 더 고도화된 기술 개발에 투입해 글로벌 기업으로 받돋움하는 계기로 삼겠다.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위드텍의 분자 모니터링 기술이 지금은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쓰이지만 다른 산업에 접목될 여지가 많다.”
▶ 어떤 제품을 만들고 있나.
“주력 제품은 AMC 모니터링 장비다. 클린룸 공기 중에 분자 형태로 떠다니는 화학 오염 물질(AMC)을 측정한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이 오염 물질이 방치되면 청정 환경이 요구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반도체가 초미세화되면서 AMC 모니터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기술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외국 경쟁사 제품은 한 가지 장비로 하나의 오염 물질을 측정할 수 있다. 위드텍은 장비 하나로 핵심 오염 물질 7종을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다. 매출의 10%가량을 꾸준히 R&D에 투자한 결과다. 현재 R&D 인력은 60명으로 전체 인력의 32%를 차지한다.”
▶ TMS는 무엇인가.
“TMS는 굴뚝 자동측정기를 뜻한다. 위드텍의 또 다른 제품이다. 법에 따라 공장에서 나오는 가스는 일정 기준 이하로 정화해서 내보내야 한다. TMS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굴뚝에 달아 배출 가스 속 오염 물질을 실시간 측정한다. 데이터는 5분마다 정부 저장망에 보내져 저장된다. 요즘엔 TMS를 부착하지 않으면 공장을 가동할 수 없다.”
▶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 가까이다. 미·중 갈등에 따른 악영향은 없나?
“지난해 매출의 46.8%가 수출에서 나왔다. 아직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해외에 공장을 지을 때 납품한 비중이 크다. 그래도 4~5년 전부터는 마이크론이나 BOE, CSOT 등으로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대만 TSMC에도 최근 기술 시연을 했다. 미국 정부가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팔지 말라고 했는데, 일반적인 것은 상관없다. 위드텍이 파는 건 오염 물질 측정 장비이기 때문에 고객 다변화에 전혀 제약이 없다.”
▶ 원전 해체 관련 신산업을 추진 중이다. 어떤 비전이 있나?
“이동형 원전 폐기물 핵종 분석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원전 폐기물은 고준위, 중준위, 저준위 등으로 나눠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각각의 폐기물에서 얼마나 많은 방사선량이 나오는지를 먼저 측정해야 한다. 폐기물이 적게 나올 때는 분석기관으로 옮겨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원전 해체가 본격화돼 폐기물이 대량으로 나오면 해체 현장에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위드텍은 지난해 정부 과제를 수주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전해체연구소 등과 함께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세계적으로 노후 원전이 많이 원전 해체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 주력 제품이 AMC인데 올해 상반기 매출은 AMC보다 TMS가 더 많다.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해 AMC 매출은 398억원, TMS 매출은 없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AMC가 38억원, TMS가 115억원이다. 이는 제품 납품과 매출 인식 시점이 다른 탓이다. TMS는 공장 건설과 맞물려 납품이 이뤄지는데, 공장 건설 기간이 길다 보니 매출 인식은 뒤에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TMS 매출도 작년에 납품이 이뤄진 것이 올해 매출로 인식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AMC도 올해 상반기에 납품이 이뤄진 것이 하반기 매출로 잡힌다. 보통 하반기 매출 인식이 훨씬 많다. 상저하고다.”
▶ 올해 상반기에 판매관리비가 많이 늘었다. 이 때문에 상반기 매출은 13.7%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44.6% 줄었다. 이유는?
“주식보상비용 26억원 때문이다. 이번에 상장을 준비하면서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직원들에게 공모주를 배정했다. 일회성 비용으로 수익성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 앞으로 실적 전망은?
“세계적으로 ‘반도체 전쟁’이라 불릴 만큼 반도체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중국, 대만은 물론이고 미국도 정부 후원하에 반도체 투자가 늘고 있다. 국내에선 내년만 보더라도 삼성전자가 평택에 3라인을 짓고 있고, SK하이닉스도 청주 16라인 투자가 이뤄진다. 이와 관련해 위드텍도 수주 협의를 하고 있다. 내년에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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