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올여름 기상 예측에 실패한 것과 관련하 국정감사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기상청 체육대회 날에 비가 온다는 발언부터 기상청장의 거취를 문제 삼는 지적까지 나왔다.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 기상청 국감에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는 폭염과 장마 예측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외 기상자료를 찾는 '기상망명족'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이 정확도를 자신하지만 국민이 느끼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는 의미다.
같은 당의 이수진 의원은 "기상청은 올해 6~7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고 8월은 비슷할 것으로 예보했다"면서 "실제 강수량은 이와 차이가 컸는데 장기예보가 완전히 빗나간 점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5월 22일 여름철 강수량 예보 이후 6월 말 대기 상층에 공기가 정체하면서 수정 예보를 했다"며 "수정한 부분을 제대로 전달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기상 예측 실패를 비꼬는 질의도 나왔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라청'과 '오보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아느냐면서 "기상청이 체육대회를 하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김종석 청장이 "하지 않는다"고 답하자 노웅래 의원은 "1994년 기상청 체육대회 때 비가 왔다"면서 "이걸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종석 청장이 "기상청이 비 올 때 운동하면 다른 사람이 좋은 날 운동하지 않느냐"면서 받아치자 국감장에서 웃음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나온 모든 내용이 오늘 다시 나왔다"면서 "이 때문에 기상청을 없애라거나 못 맞힌다거나, 필요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기상청장이 있으면서 변화와 혁신, 개혁을 바라는 건 불가능"이라며 "김 청장은 거취를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청은 이번 겨울 기온이 평년 수준이거나 한파가 올 거라고 예보했지만 일본기상청과 기상청 산하 APEC기후센터는 평년보다 높다고 봤다"며 "국민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종석 청장은 "장기예보는 기상청 자체에서도 하지만 한중일 기후 전문가와 협의해서 최종적으로 한다"고 답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