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더우먼’ 시리즈에서 원더우먼을 맡은 것으로 유명한 배우 갤 가돗이 고대 이집트 파라오 클레오파트라 역할을 맡게 된 일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12일 보도했다.
가돗은 전날 클레오파트라 영화에서 클레오파트라역으로 캐스팅됐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1963년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을 맡은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파라마운트픽처스가 제작하는 영화다.
이번 영화는 가돗과 원더우먼 시리즈를 함께 작업한 패티 젠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가돗이 공동 프로듀서를 맡을 예정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일각에서 이스라엘인을 이집트 여왕으로 캐스팅했다는 점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에 자리해 아랍 문화권인 이집트의 파라오 이야기를 이스라엘인 배우가 연기하게 돼서다.
영화사 측은 역사적 인물인 클레오파트라가 아랍인이 아니었던 만큼 캐스팅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화 각본을 맡을 예정인 라에타 칼로그리디스는 "클레오파트라는 마케도니아계 그리스인"이라며 "이번 영화를 작업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가돗의 이스라엘계 혈통은 앞서도 아랍권에서 문제가 됐다"며 "레바논은 영화 '원더우먼' 상영을 금지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가돗은 2014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백린탄 폭격을 가하자 이를 옹호하는 글을 써 논란을 샀다.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지만 이스라엘군이 경계를 통제하고 있다.
가돗은 당시 "어린이와 여성을 앞세워 숨은 채 테러를 저지르는 하마스에 맞서 조국을 지키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우리는 이겨내리라. 샬롬, 샬롬"이라는 글을 올렸다. 당시 이스라엘의 백린탄 폭격으로 발생한 가자 지구 내 사망자는 2000여명에 달했다. 이중 500여명 이상이 테러와 무관한 어린 아이로 집계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한 언론인이 "이스라엘은 아랍 땅을 훔치고, 갤 가돗은 아랍인의 배역을 훔친다"고 올린 트위터 글을 인용하며 "일부는 단순히 가돗이 이스라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영화 캐스팅을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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