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알앤에이의 재무융통성 약화와 재무구조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할 후 자동차 부품 사업이 국내 위주로 축소돼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기업평가는 12일 화승알앤에이의 분할 이후 사업과 신용도를 점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자동차 산업의 사업 환경 악화 등을 감안하면 분할 이후 과중한 재무부담이 단기간 내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승알앤에이는 내년 2월 자동차 부품 제조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 관련 영업자산과 영업부채 등은 신설회사로 이전된다. 이미 발행된 회사채도 신설회사로 이관될 예정이다. 분할 존속회사는 산업용 고무 제품 제조와 자회사 지분 관리, 투자 등을 할 예정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분할 전 채무에 대해 존속회사와 신설회사가 상호 연대보증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미 발행된 회사채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분할 후 존속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은 갖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화승소재, 화승네트웍스, 해외 자회사들은 존속법인의 연결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결 관점에서 존속회사의 사업 구조는 크게 화승소재, 화승네트웍스의 비자동차 부품 부문과 해외 자회사 중심의 자동차 부품 부문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판단이다. 신설회사는 국내 영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사업은 계열사를 통해 원재료 조달부터 중간재 성격의 고무소재, 자동차용 고무제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된 생산체제가 여전히 유효해 사업 경쟁력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해외 자회사 분리로 외형이 축소되고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더욱 높아져 실적 변동성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분할 과정에서 차입금은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에 비슷한 규모로 분할될 방침이다. 하지만 국내·외 자회사 지분과 자본금의 상당 부분이 존속회사에 귀속돼 신설회사의 재무융통성이 약화되고 재무구조가 크게 저하될 전망이다. 분할 이전 화승알앤에이의 올 상반기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61.0%, 40.1%다. 신설회사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89.8%, 41.6%로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화승알앤에이의 회사채 신용등급으로 BBB-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분할 이후에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간 사업·재무적 연계가 높다고 판단해 사업경쟁력과 재무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용도를 검토할 것"이라며 "신설회사의 사업포트폴리오 약화와 영업현금창출능력 저하 등으로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되면 이미 발행된 회사채 신용도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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