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접촉 휴게소 확인" 문자 클릭하지 마세요 [금융레이더]

입력 2020-10-13 14:33   수정 2020-10-13 16:49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소비자 피해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이후 피해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맞춤형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자칫 금융시장 규제로 이어질 수 있어 당국도 고심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쉽게 지켜지지 않는다. 비교적 금융·IT보안 의식이 강하다는 20~40대에서도 보이스피싱 피해가 적지 않은 이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라도 타인에게 계좌 비밀번호 등을 건네지 않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에 있는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경우도 많으니, 인증된 앱 장터만 이용하고 앱을 함부로 내려받아선 안 된다.

문자메시지 등에 포함된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URL(인터넷주소)에 접속하지도 말아야 한다. 당연히 첨부파일도 함부로 열어봐서는 안 된다. 지인이 평소와 달리 문자나 카톡 등을 통해 거금을 보내달라고 요청할 경우 육성으로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4가지만 잘 지켜도 대부분의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리고 보이스피싱을 당한 사실을 알았다면 금융회사·금융감독원고객센터(1332) 등으로 연락해 계좌 지불정지를 즉각 요청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피해, 최근 3년간 매년 최대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에 피해건수는 7만2488건으로 전년 대비 3.2%(2270건) 늘었다. 피해액도 지난해 6720억원으로 1년새 51% 증가했다.

유 의원은 "최근 3년간 보이스피싱 피해건수와 금액이 가파르게 늘어나며 매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안일함이 피해를 키웠다. 촘촘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보이스피싱 피해에도 불구하고 피해액 회수율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 6월까지 18개 시중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89억원으로 이 가운데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70%에 해당하는 7176억원이다.
안 당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보이스피싱은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진화하는 수법에 일반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노출되고 있다. 전화를 가로채 보이스피싱 조직에 자동으로 연결하거나, 스마트폰 정보를 탈취해 대응이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귀신에 홀린 것처럼 당했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타인이 보내온 메시지 내 URL(인터넷주소)에 접속하지 말고, 첨부파일도 마음대로 열어봐서는 안 된다.



또 구글플레이·앱스토어 등 앱 마켓에 정식으로 등록된 앱만 사용하는 게 좋다. 스마트폰을 지키는 모바일 백신을 설치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것도 예방책이다.
은행권도 보이스피싱 차단 총력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은행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하고 소비자가 돈을 보내지 않도록 사전에 막는 조치들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올 초 30여명 규모의 보이스피싱 전담팀을 구성해 소비자 피해 예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거래를 분석해 최초 이체 거래 시 보이스피싱 가능성을 안내한다. 금융감독원고 함께 보이스피싱 방지용 앱을 개발해 올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소비자의 금융거래목적을 강화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다. 하나은행은 보이스피싱 위험이 감지된 경우 화상인증을 요구하는 등 인증절차를 강화한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 실행 시 보이스피싱 앱 등의 설치 여부를 자동으로 탐지해 부정 이체를 원천 차단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보이스피싱 대책을 은행권과 운영하고 있다"며 "경찰청과 합동 경보체계를 구축하는 등 신종 수법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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