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교산, 경전철 대신 '3호선 연장' 추진

입력 2020-10-13 17:36   수정 2020-10-14 13:53


3기 신도시 하남 교산지구의 광역교통개선대책이 경전철에서 3호선 연장으로 바뀔 전망이다. 3호선 연장안을 주장해온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정부가 수용하는 것이 유력하다. 수도권 서남권의 부천 대장지구에선 홍대원종선 연장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초 계획인 S(슈퍼)-BRT에 대해 부천시가 회의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홍대원종선이 부천 대장지구까지 연장될 경우 이 일대 교통망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하남 교산지구 3호선 연장 유력
13일 국토교통부와 경기 하남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3호선 연장 노선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사업성 재검토에 들어갔다. 3호선 연장은 2018년 말 정부가 교산지구를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서 내놓은 교통대책이다. 사업비 1조5401억원을 투입해 송파 오금역에서 감일지구와 교산지구를 거쳐 하남시청역까지 12㎞를 연장하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지난 5월 하남시에 4량짜리 송파~하남 경전철 노선을 다시 제시했다.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 3호선 연장사업의 경제성(B/C)이 0.58로 낮았기 때문이다. 경전철은 2호선과 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을 출발해 송파나루역(9호선)을 지나 감일지구, 교산지구를 거쳐 하남시청을 잇는 길이 15.8㎞ 노선이다.

하지만 하남시는 줄곧 3호선 연장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해왔다. 하남시 관계자는 “철도의 연결성, 중전철의 수송능력 등을 고려했을 때 3호선 연장이 맞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음달께 사업성 재검토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참고해 올해 안에 교산지구의 교통대책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3호선 연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서울과 교산지구 사이에 있는 감일지구도 덩달아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이렇다 할 교통망이 없는 상태에서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이다. 하남 구시가지 주민들도 강동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서울 도심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부천 대장지구로 홍대원종선 연장되나
부천지구 교통계획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부천시는 최근 국토부에 홍대원종선 연장을 요청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S-BRT 노선보다 지하철 연장이 더 확실한 교통개선 대책이라는 이유다.

S-BRT는 기존 BRT(간선급행버스체계)와 달리 교통신호를 받지 않고 달리다 정류장에서만 멈춰 ‘도로 위의 지하철’로 불린다. 정부는 김포공항과 인천 계양지구, 부천 대장지구를 잇는 길이 17.3㎞짜리 S-BRT를 추진 중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현재 S-BRT 노선은 계양지구를 거쳐 김포공항으로 가기 때문에 효율성도 낮다”며 “홍대원종선의 대장지구 연장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홍대원종선은 경기 부천 원종에서 출발해 서울 강서구 화곡동을 거쳐 상암, 홍대 입구를 연결하는 길이 16.3㎞ 노선이다. 총 사업비는 2조1600억원이다.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고 예비타당성조사를 준비 중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기존 S-BRT 사업비에서 예산을 좀 더 추가하면 1~2개 역을 더 신설해 노선을 연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S-BRT 부천 대장지구 노선 9.3㎞ 구간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3600억원이다. 부천시 측은 원종역에서 대장지구에 길이 4.28㎞짜리 노선을 연장할 경우 총 사업비가 4560억원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자체 경제성 분석 결과도 1.15로 긍정적이었다.

국토부는 부천시의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의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이르면 이번주 내로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에 제출하면 심의와 관계기관 협의를 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사업의 적절성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부천 대장지구 주변에는 버스 외엔 현재 별다른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이곳에 홍대원종선이 놓이면 대장동, 오정동, 원종동 일대 주민들의 서울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공사기간만 5년 넘게 걸리는 철도 공사 특성상 홍대원종선의 개통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건 부담이다. 한 철도 전문가는 “철도 개통 전까지 신도시 입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진석/전형진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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