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옵티머스 문건, 다 허위라면 수사하겠나"…수사팀 2배로 증원

입력 2020-10-14 17:38   수정 2020-10-15 00:49

검찰이 옵티머스 펀드 관계자와 정치권 인사들의 연루 가능성이 나와 있는 ‘내부 문건’에 대해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4일 “(해당 문건 내용은) 사실과 개연성 등이 혼재돼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빠짐없이 허위라고 한다면 우리가 지금 수사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재현 대표(구속)와 윤석호 이사(구속) 등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들이 지난 5월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및 ‘회의 주제’ 문건에는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관여돼 있다”는 구절 등 옵티머스 측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허위 문건으로 보인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13일 국감에서 “조작된 문건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일부 내용이 사실과 일치한다고 보고 진위를 가리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9일 “해당 문건에 대한 관련자 조사와 압수수색, 계좌추적 등을 했다”고 공개했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나온 대로 옵티머스가 한국남동발전 측과 회동한 지 2주 만에 남동발전이 옵티머스가 추진한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14일 검사 9명을 추가로 보내 수사팀을 보강했다. 법무부는 이날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의 수사팀 증원 건의에 따라 (다른 청) 검사 5명의 서울중앙지검 직무대리 발령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내 검사 4명도 수사팀에 추가로 합류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금감원 조사국 근무 경험이 있는 남재현 서울북부지검 검사 등 금융·회계 분야 수사에 정통한 검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경제범죄형사부와 반부패수사2부, 범죄수익환수부 등의 검사 9명이 이번 의혹을 수사 중인 것을 감안하면, 수사인력이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검찰은 13일 윤모 전 금감원 국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윤 전 국장은 김재현 대표에게 하나은행 관계자 등 금융계 인사들을 소개해주고, 수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와 연루됐다고 거론된 당사자들은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채동욱 당시 옵티머스 고문(전 검찰총장)이 지난 5월 광주시 곤지암물류단지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자신에게 문의했다는 의혹은 허구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허무맹랑한 사기범이 작성한 문서 내용을 기반으로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 언론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저를 옵티머스 사기에 관련이 있는 것처럼 정치공세하고 있다”고 썼다.

이인혁/안효주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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