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란 우리가 종종 의식조차 하지 못하는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습관은 규칙적인 반복을 통해 형성되며, 무질서한 환경을 체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마치 신호를 받으면 자동적으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같다고도 할 수 있겠다.
나에게도 많은 습관이 있다. 그중 하나는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초콜릿을 먹는 것이다. 이 습관은 내가 1인당 9㎏이 넘는 연간 초콜릿 소비량과 밀크 초콜릿의 탄생지로 유명한 스위스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초콜릿을 먹는 내 습관을 멈추기 위해서는 약간의 자제력이 필요하다. 자제하려면 초콜릿을 찾는 습관이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또 가동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먼저 나 스스로 인지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다시 한번 생각하고, 초콜릿을 찾는 걸 멈출 수 있다.
그런데 습관 중에는 우리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많고, 이런 경우엔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이 필요하기도 하다. 예를 들어 상대가 말을 하고 있는 도중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해서 무턱대고 끼어드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물론 훨씬 더 나쁜 습관도 있다. 얼마 전 직원들과 함께 정한 스위스 무역투자청 한국사무소의 비전은 이런 나쁜 습관을 지양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바로 용기 내지 않는 것과 현실에 안주하는 습관을 버리자는 내용이다. 용기 내지 않는 것은 지시만 이행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인데, 상사나 본부가 항상 옳을 수는 없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 역시 현상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만족하는 것인데, 이것 역시 지양해야 하는 습관이다.
‘잠자는 개는 건드리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현재의 상황을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 둬서 갈등을 피하라는 뜻인데,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자신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규칙적으로 점검해 보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더 많은 노력이 수반된다 하더라도 기민함을 유지하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습관대로 하는 것이 더 쉬울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습관대로 흘러가는 것이 한 개인으로서도, 기업에도 좋은 일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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