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서 법카 수천만원 긁은 고대 교수들…장하성도 포함

입력 2020-10-16 09:46   수정 2020-10-16 10:12


일부 고려대 교수들이 법인카드로 유흥업소에서 결제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에 따른 중징계 대상에 고려대 교수 출신인 장하성 주중대사(사진)도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려대 종합감사에서 법인카드 부당 사용으로 중징계 받은 교수 중 장하성 주중 대사가 포함돼 있다"고 16일 밝혔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고려대 종합감사에 따르면 고려대 교수 13명은 2016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 강남소재 유흥업소에서 1인당 1~86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총 6693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금액은 교내 연구비, 산학협력단 간접비 등으로 쓰여야 할 예산이었다.

특히 이들이 방문한 유흥업소는 '서양 음식점'으로 영업신고가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별도 룸에 테이블, 소파, 노래방 기기 등이 갖춰져 있고 여성 종업원이 착석하는 '술 접대 유흥업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교수 12명에게 중징계, 1명에게 경고 처분을 내릴 것을 고려대에 통보했다. 특히 최다인 86차례에 걸쳐 총 2487만원을 결제한 A 교수는 현재 한 단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징계를 받은 교수 12명 중 2명은 학교 예산을 총괄하는 보직인 기획예산처장을 지내기도 했다.

장하성 대사 역시 중징계 대상에 포함됐지만 처분 당시 정년퇴임을 한 상태여서 통상적 절차에 따라 '불문'(징계하지 않음)으로 처리하라고 알렸다.

장하성 대사가 직접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진 않았지만, 중징계 대상이란 점을 감안하면 법인카드 단순 대여 수준 이상이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하성 대사는 1990년부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임하다 지난해 정년 퇴임했다. 2005~2010년 고려대 경영대학장을 3연임했고 2017년 5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됐다.

고려대 기획예산처장과 총무처장은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유흥업소 법인카드 지출 등 일부 교수 비위 사실이 알려지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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