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필기시험은 줄어든 반면, 온라인·인공지능(AI) 채용을 도입한 기업은 늘었다. 삼성·LG그룹 계열사는 모두 온라인으로 입사시험을 치른다. 현대카드, GS리테일, 한국투자증권, 동원 등 기업들은 AI역량검사로 필기시험을 대체했다.
SK·KT·포스코를 비롯해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중인 공기업·은행권은 오프라인으로 시험을 실시한다. AI역량검사 업체인 마이다스인에 따르면, 올해 700여개사가 AI를 통해 채용을 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300개사)보다 1.3배나 늘었다.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LG도 온라인 인·적성시험을 본다. 이미 지난달 LG전자 디자인센터, LG유플러스가 온라인 인·적성 시험을 시행했다. LG는 온라인 환경에 맞춰 적성검사를 4과목(언어이해, 언어추리, 자료해석, 창의수리)으로 축소하고 시험시간도 60분(적성검사 60문항, 인성검사 183문항)으로 줄였다. LG는 인적성 시스템에 계산기, 문제풀이용 메모장 기능을 추가해 별도의 응시자 키트를 필요치 않도록 했다. SK계열사중 온라인으로 필기시험을 치르는 SK C&C는 오전 직무테스트, 오후 SK인성검사를 실시한다.
온라인 시험 도입 기업들은 부정행위 방지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응시생들의 문서파일, 화면캡처, 메신저 등 기능을 차단하는 것은 기본이다. 부정행위 적발땐 민형사상 제소뿐 아니라 향후 3년(LG),5년(삼성)간 응시기회를 박탈키로 했다. 기업들이 제시한 부정행위 사례는 △허용된 PC 등 기기 이외 다른 물품 사용하는 행위 △신분증 및 증빙서류 위·변조 △대리시험 의뢰 및 응시 △시험문제 메모 또는 촬영 △문제 일부 또는 전부 유출, 배포 △타인과 답을 주고받는 행위 등이다. 삼성 관계자는 “온라인 시험때 응시장소에 제3자의 모습이 보이면 부정행위로 간주할것”이라며 “가능하면 몇시간동안 방해를 받지 않는 장소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은행들도 오프라인 시험으로 진행한다.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만큼 응시 인원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주 우리·신한은행에 이어 농협은행(11월1일), 국민·하나은행(11월7일) 등의 시험이 예고돼 있다. 농협은행(5급)은 은행권 가운데 유일하게 논술시험이 있다. 40분동안 논술 1문제, 약술 1문제를 풀어야 한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약술형은 농업·농촌에 대한 주제가 출제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AI역량검사로 대체하는 기업도 늘었다. 포스코건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그룹사에서 실시하는 포스코인적성검사(PAT)대신 AI역량검사를 실시한다. KT의 계열사인 BC카드, 스카이TV, 스카이라이프, KT IS 등도 AI로 대체했다. GS홈쇼핑·GS글로벌·GSEPS, LS일렉트릭·LS니꼬동제련, 현대오일뱅크, 동원 등도 AI채용을 한다.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면접시간이 60~90분까지 장시간 소요되기에 가능하면 컨디션이 좋은 평온한 상태일때, 한두시간 집중을 깨지 않는 환경에서 면접에 임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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