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현 정부 감정원과 KB국민은행 집값 통계 격차가 이명박 정부의 38배까지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의원은 "이명박 정권 때 감정원의 매매가격지수는 4.1% 하락했고 국민은행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4.5% 떨어져 증감율 격차는 0.4%포인트였으나 현 정부에선 감정원 지수와 국민은행 지수가 15.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고 밝혔다.
송언석 의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2017년 5월~2020년 8월)에선 감정원 지수가 15.7%(97.3→112.6) 증가했는데, KB국민은행은 2배에 가까운 30.9%(96.1→125.8) 급증했다. 두 기관 간 격차가 15.2% 포인트에 달해 이명박 정부와 비교했을 땐 38배, 박근혜 정부와는 7배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또 “2012년 12월 감정원이 부동산 통계 집계를 위한 표본 설계를 시작한 이후 한 번의 표본 재설계와 여섯 차례 일부 보정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런 보정 이후 KB국민은행 통계와 엄청난 격차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감정원이 (자체 방식으로) 통계를 만든 건 2013년부터로 이전엔 국민은행 통계를 기준으로 다시 만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시절 두 기관 통계는 거의 똑같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표본 보정은 자의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5년 주기로 표본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고, 매년 1월 일부 표본을 보정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힘 송석준 의원도 자체적으로 서울시 랜드마크 아파트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실거래가 상승률이 감정원 매매가격 지수보다 7배 이상 높았다고 김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송석준 의원은 "2017년 2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서울시 25개 구의 평균 매매가격지수는 14.8%, 실거래가격지수는 50.4% 오른 것으로 파악됐는데, 자체적으로 서울시 25개 구의 랜드마크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을 조사한 결과 같은 기간 실거래가격 상승률은 1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자체 파악한 랜드마크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률은 감정원 지수 상승률보다 7배 이상 높고 실거래가격지수 상승률에 비해선 2배 이상 높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송석준 의원은 집값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며 최근 화제가 된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 일부 대목을 틀어 화제를 모았다.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등의 가사와 음악이 흘러나왔다. 송석준 의원은 “대중가요에는 국민의 시대정신과 정서가 묻어 있다. 우리나라에선 BTS와 최고 수준의 기업이 나왔는데, 왜 국민이 힘들어하는 시대가 됐나. (잘못된) 주택정책으로 국민의 삶이 팍팍해지고 험난해졌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송 의원 주장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께서 많이 걱정하시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홍기원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집값 상승을 감추기 위해 부동산 통계를 자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장관에 지원 사격을 보냈다. 홍 의원은 국민은행 통계 등 민간기업의 통계가 주택 시장 전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이어나갔다.
홍 의원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현 정권에서 52% 올랐다는 국민은행 통계에 대해 "중위가격 통계는 조사대상 아파트를 가격대로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아파트의 가격 변화를 나타낸 것으로, 서울에서 신규·재건축 아파트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상승 폭이 크게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감정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상승률이 43%인 데 대해선 "실거래가격지수는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변동을 반영하는 통계로, 통상 신축이나 재건축 단지 등 실거래가 빈번히 이뤄지는 곳을 중심으로 한 통계이기에 가격 상승폭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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