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7일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부산과 경기도 광주의 요양병원, 의정부의 재활병원 등의 감염 사례가 전체 발생 규모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조정한 후 일주일이 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본격적으로 조정된 거리두기의 영향을 볼 수 있는 시기"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미주대륙 그리고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사실상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으로 가고 있다"며 "해외의 폭발적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고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 위생 같은 생활방역수칙을 일상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조정 이후에도 코로나19를 장기적으로 억제하는 변화된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같이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을 고리로 한 집단 감염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에서는 지난 1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접촉자 조사를 통해 31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누적 확진자는 32명이 됐다. 이 중 병원 종사자가 11명, 입원환자가 9명, 보호자가 9명 등이다. 부산 해뜨락요양병원과 관련해서는 1명이 추가 확진돼 총 확진자는 59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환자가 46명, 병원 종사자가 7명, 간병인이 6명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렘데시비르 관련 연구 결과에 대해 "최종 연구 결과에 대한 전문가적인 리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직 국내 치료지침 등을 변경하거나 개선하거나 할 여지 또는 필요는 현 단계에서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 많은 국가가 참여한 가운데 연구가 진행됐기에 연구 설계대로 정교하게 진행됐는지 등을 검토 과정에서 충분히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국내 63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618명에게 렘데시비르가 투여됐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WHO가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상대로 진행하는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실험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으로 렘데시비르 외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이즈 치료제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생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약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방대본은 이날 중환자 통계와 관련한 용어의 혼선을 방지하고자 관련 학회 등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오는 18일 0시 기준으로 중증도 단계구분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중환자 분류 기준의 중증에 포함돼 있던 산소마스크 치료자를 중증에서 제외하고, 중증과 위중 2단계로 분류하던 것을 단계 구분 없이 중환자 단일군으로 변경해 적용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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