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증시…"포트폴리오에 해외주식 70% 담아라"

입력 2020-10-18 17:15   수정 2020-10-19 10:43

국내외 증시가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주식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는 어렵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포트폴리오 투자가 답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어떤 자산에 얼마를 배분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물었다. 금융자산을 보유한 근로소득자와 은퇴 예정·은퇴자로 세분화했다. 근로소득자의 투자 성향은 상대적으로 공격적이고, 은퇴가 다가올수록 투자 성향은 보수적이라고 설정했다.
美 IT 하드웨어 기업에 투자할 때
대부분의 PB는 해외 주식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1억원을 보유한 근로소득자에게 KB증권은 82%, 미래에셋대우는 70%, 삼성증권은 65%, 한국투자증권은 50%의 자산을 해외 주식이나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관심은 미국 주식에 쏠렸다.

이지연 미래에셋대우 마포WM센터 부지점장은 “미국 대선과 재정정책 합의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모두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Tiger미국나스닥100 ETF에 각각 금융자산의 25%와 20%를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KB증권은 여러 미국 지수 ETF를 담고 있는 KB스타미국S&P500인덱스 상품에 최대 60%까지 투자하라고 했다.

글로벌 성장주 중에서도 관심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관련 기업에 집중됐다. 남도현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은 “내년에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가 세계적으로 본격화할 것”이라며 “올해 비대면 관련 IT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과가 좋았다면, 4분기부터는 IT 하드웨어 기업의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테크 분야 대표 펀드인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 비중을 30%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G 상용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미국 통신 반도체 1위 기업 퀄컴에 자산의 10%를 베팅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글로벌 성장주에 투자하면서 수익률을 검증받은 AB미국그로스(삼성증권 20%, 미래에셋대우 15%)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한국투자증권 20%) 등에 대한 추천이 뒤를 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테마로 꼽히는 친환경 에너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병일 KB증권 자산관리솔루션부장은 “성장주 일변도보다는 미국 정권교체 시 수혜가 예상되는 친환경정책 관련주에도 함께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추천 상품은 아이셰어즈글로벌클린에너지 ETF(비중 5%)였다.
커촹반 공모주 등 중국 시장도 주목
미국 증시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 주식으로도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표적인 상품이 커촹반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해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출범한 고도기술 전문 주식시장인 커촹반은 상장 후 5거래일간 상·하한가 제한을 두지 않는다. 커촹반과 촹예반 공모주에 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중국공모주펀드 2호가 19일까지 투자자를 모집한다. 삼성증권은 ‘중국판 국산화 운동’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 우량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15%), 미래에셋대우는 KB통중국 4차산업펀드(15%), KB증권은 미래에셋차이나심천100인덱스(7%) 등을 추천했다.

국내 주식 중에서는 반도체, 5G, 배터리 관련주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국내 주식 비중을 45%로 제시한 NH투자증권은 △Kodex 2차전지산업 ETF(15%) △Tiger 소프트웨어 ETF(15%) △Kodex 자동차 ETF(15%) 등 ETF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 보라고 했다. 삼성증권은 미래에셋 코어테크(10%)를, 미래에셋대우는 Tiger KRX BBIG K-뉴딜 ETF(15%)를 담으라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의 10%로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은퇴 예정자라면 ELS·ELB 활용
은퇴 예정자 혹은 은퇴자에게 필요한 포트폴리오는 달랐다. 안정적인 수익률이 중요한 만큼 NH투자증권은 자산의 50%, 삼성증권은 15%를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ELS는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기초자산이 계약 시점보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약속한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이촌동WM센터 PB는 “미국 한국 유럽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 비보장형 ELS에 20%, 원금보장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30%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특히 ELB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이용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채권 투자 비중도 높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만기 1~3년 국내 회사채에 50%를 투자하고, 선진국 우량채에 투자하는 우리G PIMCO글로벌투자등급펀드(30%), 한국투자단기채플러스랩(20%)에 분산투자하라고 했다. 조수정 한국투자증권 영업부 팀장은 “코로나19로 경제 흐름의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채권의 잔존 만기가 짧은 상품을 추천한다”며 “최근 장기금리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채권형 펀드보다는 채권 직접투자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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