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70대가 숨진 채 발견돼 보건당국이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20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5분께 고창군 상하면 한 주택에서 A(78)씨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 오전 8시 30분께 동네 한 의원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 보건당국은 "A씨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면서 구체적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사망자는 생전 혈압약을 복용하는 등 몇몇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까지 독감백신 접종이 직접적 사망원인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날(19일)에는 독감 백신을 맞은 10대 1명이 접종 이틀 만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질병청에 따르면 사망한 사람은 인천 지역에서 접종받은 17세 남성이다.
사망 청소년은 지난 14일 낮 12시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을 받았으며, 접종 전후로 특이사항은 없었으나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했다.
사망 청소년은 상온 백신 사태를 일으켰던 '신성약품'이 조달한 독감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청소년이 맞은 백신은 '국가조달물량' 백신으로, 정부가 각 의료기관에 제공한 백신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신성제약에서 유통했던 제품이 맞지만 해당 제품에 대해서는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된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독감 백신과 관련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질병청은 앞서 국가 조달 물량을 공급하는 업체인 '신성약품'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바닥에 내려놓는 등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21일 밤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한국백신사의 독감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에서 백색입자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식약처가 해당 제품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75μm 이상의 입자에서 단백질 99.7%, 실리콘 오일 0.3%의 성분이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항원 단백질이 응집돼 이물질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상온 백신 우려에 대해 "백신 오염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생각한다. 모든 백신에 문제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7일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먼저 (상온 백신을)접종해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