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거액 연봉을 받던 트레이더들이 왓츠앱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모니터링이 어려운 메신저 사용에 있어서는 엄격한 월가 분위기를 반영한 인사조치라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회사에서 허가하지 않은 모바일메신저를 사용한 원자재 트레이더 두 명을 해고했다. 이들이 사용한 메신저에는 페이스북의 왓츠앱이 포함됐다. 모간스탠리에 입사한지 34년차인 낸시 킹 원자재부문 글로벌 대표와 13년차인 제이 루벤스타인 원자재 트레이딩 대표가 해고당했다.
월가 은행들은 왓츠앱 등 일부 메신저 사용을 금지하는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 은행들은 임직원들의 전화, 메일 등의 내용을 확인하며 불법행위 연루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그런데 왓츠앱의 경우 암호화 처리를 하기 때문에 왓츠앱을 통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은행에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가 돼 왔다. 그러나 은행 직원들은 왓츠앱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회사 방침에도 불구하고 사용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고 있다.
모간스탠리가 이번에 해고한 킹 대표 등 두 명 모두 왓츠앱을 통해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모간스탠리는 규정 위반을 들어 결국 강력한 인사조치를 취하게 됐다.
또다른 미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는 올 초 20년차 채권 등 부문의 베테랑 트레이더가 왓츠앱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휴직 조치했다. 조사 결과 해당 트레이더 역시 왓츠앱을 통해 별다른 일탈 행위를 저지른 바가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 트레이더는 결국 JP모간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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