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월말부터 공급한 농수산물 할인쿠폰이 예산대비 50% 가량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8월부터 공급이 중단된 다른 7가지 쿠폰과 달리 계속 지급을 이어갔지만 연말까지 집행을 완료하기 위해선 속도를 더 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쿠폰 사용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400억원이 배정된 농산물 소비쿠폰의 집행액은 184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산 대비 46%가 집행됐다.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쿠폰은 200억원 중 120억원이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농수산물 쿠폰 전체 예산 600억원 중 304억원이 집행돼 집행률은 50.6%를 기록했다. 농산물 쿠폰은 지난 7월30일부터 지급이 시작됐다. 연말까지 5개월간 지급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으로 마련됐지만 발행 기간이 3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50%에 그쳤다.
소비쿠폰 사업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7월말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농수산물 외식 숙박 관광 공연 전시 영화 체육 등과 관련된 소비를 할 때 금액 일부를 할인해주거나 추후 환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농수산물 쿠폰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농수산물을 구매하면 20%(최대 1만원) 할인해주는 식이다. 다른 7가지 쿠폰은 지난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면 중단됐지만 농수산물 쿠폰은 온라인에서도 사용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운영이 이어져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쿠폰 사용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11월말까지 사용 실적을 점검한 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소비쿠폰의 예산 집행률은 더 낮은 상태다. 8월 이후 지급이 중단돼서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소비쿠폰별 예산 집행률은 영화 쿠폰이 15%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0%대에 그쳤다. 소비쿠폰 발행 기간이 2개월남짓 남은 것을 고려하면 소비쿠폰 예산을 연말까지 모두 소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따라 소관 부처별로 쿠폰 사용 확대를 위한 방안 주말에 외식업체 5회 이상 이용시 할인쿠폰을 주는 외식쿠폰은 사용 횟수를 2~3회로 줄이거나, 이용기간을 평일로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비쿠폰 예산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만큼 집행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소비쿠폰 사업이 포함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면서 23조8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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