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정치권이 시끌하다.
"서로를 위해 잘된 일"이라는 반응과 "하나의 생각만이 존재할 뿐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설 자리가 없게 됐다"는 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 전 의원은 21일 SNS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하의 글에서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이라고 민주당을 저격하며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저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며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가 '당론 위배'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해 놓은 상태였다.
금 전 의원은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밝히며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금 전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안타깝지만 본인을 위해서나 민주당을 위해서나 잘 된 일이다"라며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국민의힘이 땡기겠지만 국민의당행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금태섭 같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정치인이 버틸 수 없는 정당이 되어버렸다"면서 "하나의 생각만이 당을 지배할 뿐, 다른 생각들은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에는 ‘더불어’도 ‘민주’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추미애라는 인물이 저 난리를 피우며 법치를 무너뜨리고 박근혜 시절에 하던 짓을 그대로 재연해도, '장관님 파이팅!'하는 목소리만 넘칠 뿐 누구 하나 No라고 말하는 사람조차 없다"고 일갈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신념과 소신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자리와 이익을 쫓아가는 철새 정치인의 모습이다"라고 금 전 의원을 비판하며 "떠나면서 내가 못 먹는 우물 남도 먹지 말라는 못된 마음으로 침을 뱉었다"고 저격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금 전 의원의) 충고는 저희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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