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등 국내 방역물품 수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입국들이 자체 조달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KOTRA가 21일 해외무역관을 통해 조사한 ‘코로나19 방역물품 글로벌 시장 동향 및 향후 수출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국산 방역물품 수출규모는 지난 8월까지 33억 달러(약 3조73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84%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부분 국가가 물량 확보에 주력하면서 최근엔 공급 과잉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많은 국가가 자국 생산 정책을 바탕으로 수입품에 까다로운 규격 인증을 요구하는 등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방역물품 중에서도 진단키트는 가격경쟁 심화와 자국 생산 확대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마스크는 수급이 안정되면서 국제가격의 하향 조정세가 나타나고 있다. 손 소독제는 물류비용 부담에 따른 인근국 수입이 두드러진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국내 기업도 수출 유망시장을 구분해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진단키트는 한국제품 인지도가 높은 중남미와 월드컵 관련 공사가 한창인 카타르 등 중동 지역이 유망하며, 확진자가 늘고 있는 인도에서도 키트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마스크는 자국 내 생산기반이 부족하고 한국제품 선호도가 높은 쿠웨이트, 모로코, 요르단 등 중동 국가를 주목해야 하며, 손 소독제는 물류비용이 적게 드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 인근 지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평오 KOTRA 사장(사진 앞줄 가운데)은 “K-방역은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기려는 노력인 동시에 수출기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 중소·중견기업도 KOTRA와 함께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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