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도 물량 쏟아진 셀트리온, '3억 대주주 양도세' 덫에 걸렸나

입력 2020-10-21 17:23   수정 2020-10-22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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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주가가 지난달 초부터 21일까지 약 18% 하락했다. 주가가 고점을 찍었다는 판단과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는 소식에 오랜 주주였던 개인투자자들이 셀트리온 주식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0일 3.91% 급락한 데 이어 21일에는 0.41% 떨어진 24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증권사 순매도 1위는 DB금융투자였다. 이 기간 130만 주를 매도했다. 특히 20일에는 지방의 한 DB금융투자 지점에서 350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약 두 달간 DB금융투자 창구를 통해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오래된 셀트리온 주주들이 물량을 던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얘기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셀트리온 개인 주주들은 ‘공매도와의 전쟁’에 나섰다. 이들은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대차거래가 되지 않는 증권사로 주식을 옮기는 ‘운동’을 벌였다. 대표적인 증권사가 DB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이었다. 이 회사에 셀트리온 개인투자자들이 많은 배경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DB금융투자 순매도 물량이 많다는 의미는 셀트리온의 오랜 주주였던 개인들이 주식을 팔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식 매도 이유는 정부의 양도소득세 강화 방안 때문이다. 셀트리온 주식을 3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으로 가지고 있는 개인투자자는 연말이 되기 전 회사 주식을 3억원 미만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 바이오 담당 펀드매니저는 “셀트리온 주가가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과 대주주 요건 강화가 맞물려 장기 투자하던 주주들도 물량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며 “대신 최근 뜨고 있는 바이오주를 매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티움바이오다. 20일 셀트리온 주주들 사이에 유명한 한 블로거가 티움바이오를 추천하면서 셀트리온 주주 일부가 이 회사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16.39% 급등했다. 순매수 1위 증권사는 DB금융투자였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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