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거주하는 안모씨(40)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은 많지만 잇따라 발표된 규제들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고민 중이었다. 최근 강릉에서 대형 브랜드가 첫 분양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좀 더 알아보기 위해 현장을 방문, 본인처럼 투자를 위해 찾아온 외부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강원도 강릉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KTX를 비롯한 다양한 교통호재로 수도권과의 거리를 크게 좁힌데다 속초 등 타 지역보다 분양가 시세가 낮아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의 신규 분양까지 예정돼 가파른 가치상승이 기대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강릉의 인기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다.
주말 강릉에서는 사뭇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바닷가를 찾은 관광객보다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은 듯 보였다. 부동산 공인중개업소가 2개 이상 몰려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방문 고객들이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들이 여럿 서 있었다.
강릉의 부동산이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 관계자들은 “강릉 시장이 그간 저평가돼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강릉과 속초는 동해에 맞닿은 지리적 공통점을 가진 지역들로, 규모로 비교하자면 속초가 105.30㎢, 강릉이 1,040.38㎢로 10배 넘게 차이를 보인다. 인구 역시 강릉이 21만6,357명인 반면 속초는 7만8,643명에 그친다.(통계청, 2019년 기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아파트 분양가를 비교하면 속초가 더 높게 책정돼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강릉시 신규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075만원인 반면 속초시는 3.3㎡당 1,179만원으로 100만원가량 더 높다.
강릉시에 위치한 A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릉시는 강원도 3대 도시 중 하나로, 규모도 큰데다 강원도에서 원주, 춘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인구가 사는 지역이다”라며 “강릉이야말로 잠재된 가치상승 여력이 풍부한 곳으로, 앞서 대형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선 속초 지역의 평균 분양가를 따라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릉은 앞서 2017년 KTX 강릉역이 조성되면서 KTX를 통해 서울까지 약 1시간 40분대에 이동이 가능한 ‘가까운’ 지역이 되었다. 또한 판교~여주와 원주~강릉 등 경강선이 이미 개통해 운행 중이며, 추가로 지난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수서~광주 복선전철화가 완료되면 경기 광주역에서 강릉까지 약 69분이 소요된다.
여기에 최근 들어 점점 더 관광 중심 도시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변화하는 추세다. 강릉시는 올10월 국내 중소도시 중 최초로 스마트시티 관련 정부 공모사업 6개에 선정됐다. 해당 사업이 시행되면 강릉 시내 도시정보 통합센터, 주차정보 시스템, 스마트 신호제어 등에 첨단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된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지나갈 시 자동으로 교통신호가 바뀌고, 스마트폰으로 도심 도로 어디가 얼었는지 결빙구간 등을 확인할 수도 있게 된다.
강릉이 이처럼 변화하자 실제 외지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의하면 지난 9월 기준 강릉 소재 아파트를 구매한 매입자의 거주지를 살펴본 결과 외지 거주자가 23.2%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19.8%와 비교하면 3.4%p 늘어난 셈이다. 특히 외지 거주자 중에서도 서울 거주민의 비율이 지난 9월 기준 29.00%로 나타났다. 외지 매매자의 세 명 중 한 명이 서울에서 투자한 것이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릉은 관광지로도 물론 유명하지만 강릉원주대 강릉캠퍼스 앞 상권과 주문진항 상권, 중앙시장·성남시장 등 발달된 상권이 많아 거주 편의성이 높고, 율곡초, 남강초, 강릉여고, 관동중, 강릉중앙고 등 강원 내에서 인정받는 명문학군이 위치해 교육도시로도 이름이 높다”며 “강릉이 변화하면서 수도권 등 외지에서 투자하려는 문의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러한 강릉에서 곧 분양을 앞둔 단지가 있다. GS건설에서 오는 11월 분양하는 ‘강릉자이 파인베뉴’는 강릉에 처음 들어서는 ‘자이’ 브랜드 아파트다. 강릉 최초로 적용되는 사우나와 입주민의 건강을 위한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연습장 등을 비롯해 취미와 문화생활을 위한 카페테리아, 작은도서관, 티하우스, 게스트하우스 등 기존 강릉시 아파트에서 쉽게 볼 수 없던 고급 커뮤니티시설을 도입해 시세 상승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에서 지역 내 처음 선보이는 단지인 만큼 상징성 및 상품성을 모두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며 “호재 등으로 인해 강릉시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보이던 외지 투자자들이 이번 분양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면서 그간 저평가되던 강릉의 가치가 가파르게 올라갈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한경부동산 hk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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