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도미타 대사의 예방을 받은 뒤 기자들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해 일본 측에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과 국제사회 동의를 얻으며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도미타 대사는 일본 정부의 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걱정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며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국제 관행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이 대표와 도미타 대사는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한·일 간 현안에 관해서는 아직 출구를 찾은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문제 해결을 향해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등 경제 관련 논의가 이뤄졌냐는 질문에는 “(양국 간) 경제적인 조치 관련 문제는 우리의 강제 징용 문제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이를 배제하고 (경제 문제만) 따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도미타 대사와의 만남에 앞서 한 공개발언에서 “역사나 세계 질서의 새로운 전개 등 무엇을 살펴봐도 양국이 상호 협력하는 것에 대한 다른 의견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노력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도미타 대사는 “이 대표가 말한 양국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아주 많이 공감한다”며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새롭게 정권을 이어받은 것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저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에는 스가 총리 측근인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을 만나 강제징용 배상문제 해법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지일파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 적대감을 드러내는 다른 민주당 다수 의원들과는 차별된다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는 기자 시절 일본 특파원을 했고, 전남지사를 맡고 있을 때도 일본과의 교류가 잦았던 것으로 안다”며 “한·일 관계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차기 대권후보로서의 외교적 역량을 강조하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일 정상회담 조율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그런 말까지는 안 나왔지만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여는 이 대표의 외교적 역할에 대한 기대는 있었다”고 전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남북정상회담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에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했고, 도미타 대사는 한국 측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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