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헬릭스미스 이어 메디톡스도 자금 조달 난항…코스닥 제약·바이오에 찬바람 부나

입력 2020-10-22 17:00   수정 2020-10-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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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22일(15: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시장 대형주인 헬릭스미스와 메디톡스가 잇달아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제약·바이오기업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투자자들의 신뢰가 추락한 가운데 유동성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에서 코스닥 제약·바이오업종 자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가라앉을 수도 있어서다.

보툴리눔 톡신 제조업체인 메디톡스는 지난 21일 1665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주주들에게 한 주당 0.2주의 신주를 제공하는 무상증자 계획을 모두 철회했다.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툴리눔톡신 제품인 ‘메디톡신주’와 ‘코어톡신주’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한다고 발표한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메디톡스 주가는 식약처의 발표 직후 2거래일 동안에만 23.63% 추락해 21일 17만61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격(17만14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회사는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무상증자 계획을 접었지만 후폭풍은 갈수록 더 거세지고 있다.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으로 주가가 급락했음에도 공짜 신주를 받아 손실 폭을 줄이기 위해 버티고 있던 주주들이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권리락 실시일(22일)을 하루 앞두고 무상증자 계획을 취소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는 평가다. 이날 메디톡스는 전거래일 대비 7.16% 낮은 16만3500원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바이오업체 헬릭스미스도 286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달에만 두 차례나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제출할 것을 요구해서다. 당초 계획했던 주식발행대금 납입일은 12월11일이다. 금감원은 헬릭스미스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중요사항에 대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증권신고서를 고치는 과정에서 노출되지 않았던 위험요인을 추가하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6일 수정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유상증자 일정이 연기돼 올해 안에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면서 “지난 5년간 사모펀드와 사모사채 등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2643억원을 투자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헬릭스미스 주가는 지난 4거래일 동안에만 33.49% 급락했다.

투자자들의 불신 속에 대형사들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자금 조달환경이 한꺼번에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허가 취소, 신라젠의 펙사펙 임상3상 중단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던 지난해 하반기에도 적잖은 제약·바이오 업체가 주가 급락으로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했다. 이들 업체는 초기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으로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사업 특성상 차입보다는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주식 관련 사채 발행에 의존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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