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DB 스캔들' 골드만삭스, 벌금만 3조원

입력 2020-10-23 14:36   수정 2020-10-24 01:15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회사 ‘원 말레이시아 개발(1MDB)’ 관련 스캔들에 연루돼 총 29억달러(약 3조290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 사법당국이 다룬 역대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사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벌금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미 법무부와 기소유예 조치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뉴욕시 브루클린 법원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서 유죄 선고를 피할 수 있게 됐다.

1MDB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2009년 설립했다. 나집과 측근들은 이 회사를 통해 45억달러를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2∼2013년 65억달러 상당의 1MDB 채권 발행을 대행하고 수수료 6억달러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브라이언 래빗 법무부 차관보는 “골드만삭스는 외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1MDB와 관련 사업을 따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골드만삭스가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의 사법당국에 내기로 한 벌금 총액은 50억달러가 넘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거액의 벌금 폭탄을 맞은 골드만삭스는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와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CEO 등 전·현직 경영진에 지급한 급여와 보너스 가운데 1억7400만달러를 되돌려 받겠다고 밝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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