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라임자산운용 사태’ 수사를 지휘할 신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에 이정수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사법연수원 26기)을 임명했다. 라임 사태로 촉발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반발해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사의를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신속하게 수사를 지속하라는 신호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추 장관이 지시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합동 감찰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22~2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 국정감사에 출석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수세에 몰린 추 장관이 수사와 감찰이라는 ‘투 트랙’으로 윤 총장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지검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따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구속)이 폭로한 검사 술접대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남은 라임펀드 사기 의혹 등을 독립적으로 수사 지휘하게 됐다. ‘라임 수사팀’이 여권 정치인을 잡기 위해 짜 맞추기 수사를 하고, 검사와 야권 정치인 비리와 관련해선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만약 이 같은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 윤 총장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장관이 총장에게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한 사건인 만큼 (이 지검장이) 관련자 기소 등 가시적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지검장이 ‘추미애 사단’으로 불릴 정도로 정치색이 짙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검찰 내부에선 김 전 회장 폭로의 신빙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아 이 지검장이 무리한 수사를 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검찰에선 “수사 중인 사안에 감찰까지 병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선 구체적 사건 수사에 관여할 목적으로 이뤄지는 감찰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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