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극박은 반도체패키지 등 전자·정보기술(IT)산업 분야에서 쓰이는 동박 중 가장 얇은 제품이다. 머리카락 두께의 약 100분의 1 수준이다. 최근 많이 쓰이는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두께는 4.5~10㎛다. 고도의 제조 기술력이 필요해 동박업계에선 초극박을 ‘꿈의 제품’으로 여겨왔다.
전자·IT 기기가 소형화·고집적화되면서 초미세회로를 구현하려는 반도체 제조사를 중심으로 초극박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초극박 양산 업체가 없어 이 제품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일본 미쓰이에서 전량 수입해왔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06년 초극박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이후 약 15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초극박제품에 대한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들의 인증 획득과 양산체제 구축을 마쳤다. 이 회사는 미쓰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초극박 제품을 양산하게 됐다.
일진머티리얼즈는 1978년부터 국내 최초로 일본이 독점하던 동박제품 개발에 나서 잇따라 국산화에 성공했다. 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99년 이 회사의 동박 제조 기술을 ‘20세기 한국의 100대 기술’로 선정하기도 했다. 동박제품은 전자제품 인쇄회로기판(PCB)의 필수 소재다. 최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대형 2차전지 배터리의 주요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양점식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는 “이번 국산화 성공으로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경쟁 업체가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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