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신 타타대우상용차 사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12월에 선보일 준중형 트럭이 배달 시장의 주력 차량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험 생산한 차량을 직접 운전해봤다는 김 사장은 “기대해도 좋은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타타대우는 5t 이상 중·대형 트럭 시장에서 2016년까지 약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대규모 토목공사가 줄고, 유럽계 상용차 브랜드의 공세로 2018년엔 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김 사장은 “고객 생각이 바뀌었는데 회사는 과거 그대로”라며 200개 과제에 대한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정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부품 전달 속도를 높였다. 공정 방식, 원가 구조도 개선했다.
소비자가 요구하면 즉각 엔진을 교체해주는 파격적인 서비스도 시작했다. 배기가스 배출 기준 강화에도 비용 등의 문제로 제때 엔진을 바꿔주지 못해 소비자들이 떠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두 차례 인적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이 같은 혁신에 힘입어 올 3분기 타타대우의 시장 점유율은 23%까지 상승했다.
김 사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어려울 때 신차를 내놓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가만히 있으면 3년 안에 망하지만, 성공하면 10년은 간다는 생각으로 역발상을 했다”고 강조했다.
타타대우의 신차는 3~5t 준중형 트럭이다. 최신 유럽산 ED45 엔진을 탑재해 출력을 높였다. 세계 최초로 상용차에 8단 자동 변속기를 갖춰 연비를 개선하고, 변속 충격을 없앴다. 짐을 실을 수 있는 용량은 경쟁 모델 대비 0.5t씩 늘렸다. 젊은 트럭 운전사들의 눈높이에 맞춰 디자인도 대폭 개선했다. 이 차량으로 준중형 트럭 시장의 25%를 차지하겠다는 게 김 사장의 목표다.
타타대우는 2022년 기존 중·대형 트럭의 풀체인지 모델도 내놓는다.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최고급 승용차에 적용된 기술이 될 것이라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2025년엔 소형부터 대형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중장기 목표는 수소트럭 양산이다. 당장은 디젤과 수소의 중간 단계인 액화천연가스(LNG) 트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