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상계주공8단지 조합과 정비업계에 따르면, 내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포레나 노원'에서 내놓은 보류지 3가구가 모두 낙찰됐다. 전용면적 59㎡ 1가구와 전용 84㎡ 2가구로 입찰예정가는 각각 8억9000만원과 11억9000만원이었다. 10명가량이 참여한 이번 입찰을 통해 전용 59㎡는 9억2200만원에 주인을 찾았고 84㎡B-1은 13억5999만원, 84㎡C형은 12억51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보류지는 조합원 수 변동이나 전산 오류 등을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예비용으로 남겨둔 물량이다. 조합이 정한 최저 입찰예정가 이상에 참여할 수 있다보니 현재 시세를 가늠하는 척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청약통장이 필요없는데다 경매와 유사한 형식이다보니 집값 상승기에는 똑똑한 투자방법으로 꼽힌다. 반대로 조정기의 신호로도 보류지 입찰이 꼽힌다.
최근들어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고덕주공 3단지 재건축)의 보류지 10가구 중 4가구가 유찰되면서 집값이 조정되는 게 아니냐는 평이 있었다. 지난해 12·16대책 이후 시장이 가라앉았을 무렵 진행됐던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신길4구역 재개발)' 조합이 내놓은 보류지 10가구 중 2가구와 '디에이치아너힐스(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보류지 5가구 중 4가구 등도 유찰된 바 있다.
노원구 일대는 집값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보류지 매각도 모두 낙찰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셋째주까지 0.57% 상승했는데, 노원구는 1.68%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25개구에서 구로구(2.37%)와 강북구(1.76%)에 이은 세번째 상승률이다.
노원구는 상계주공아파트로 대변되는 노후된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다. 1985~1989년 정부의 ‘신시가지 주택사업’을 통해 총 16개 단지들이 조성됐다. 포레나 노원(8단지)을 시작으로 상계주공5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상계주공6단지가 합류했다. 6단지는 최근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았다.
교육, 교통, 인프라가 우수한 데 비해 집값이 낮은 편이어서 신혼부부나 일반 4인 가족의 보금자리로 선호되는 지역이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외곽으로 번지면서 노원구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오래된 아파트임에도 전반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신고가를 나타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노원구에서 전용 84㎡ 기준 10억원에 넘게 거래된 단지는 3곳이었다. 최고가는 중계동의 청구3차 아파트(780가구)로 지난 9월 12억원에 거래됐고, 준공된지 25년된 건영 3차(948가구)는 지난 8월 11억2700만원에 손바뀜이 있었다. 15년차인 월계풍림아이원(484가구)은 지난달 10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최근 상계1구역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은 노원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상계1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지하 5층~지상 25층 17개 동 1388가구(임대 290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앞서 4구역은 810가구 규모의 '상계역 센트럴 푸르지오'로 지난 1월 준공됐다. 6구역은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라는 단지명으로 지난 7월 분양됐다. 432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에 총 2만5484명이 몰려 평균 5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97㎡A형으로 14가구 모집에 8360명이 접수해 597대 1의 경쟁률을 찍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 2구역(2200가구)은 현재 사업시행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5구역(2237가구)은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건축심의를 준비 중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