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3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변호사 업계도 경력·성별·직군 등에 따라 점차 분화하고 있다. 이미 한국여성변호사회와 한국사내변호사회 등이 왕성한 별도의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법조경력 15년 이하 젊은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청년변호사회'가 출범해 주목을 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청년변호사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30대 중반인 정재욱 변호사(사진·변시 4회)가 초대 상임대표를 맡았고, 출신·나이·학벌 등을 불문한 220여명의 청년 변호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청년변호사회는 창립취지문을 통해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근무 환경과 처우,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에 많은 청년변호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변호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단체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년변호사 처우 개선부터 직역수호, 법조인 양성제도 개혁, 광고와 법률플랫폼 등법조규제 타파 등을 이끌어내겠다는 게 청년변호사회의 목표다.
정재욱 상임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가령 신입 변호사들이 실무수습 교육을 받을 때 노동착취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성변호사들은 크게 관심이 없는 주제라 청년변호사회에서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청년변호사 개업지원본부를 '청년변호사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하도록 대한변협에 요청해, 멘토링과 가이드북 제작 등 실질적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고도 밝혔다.
청년변호사회는 6개월 가까운 준비기간을 거쳐 출범했다. 지난 2월 대한변협이 주최한 ‘청년변호사, 협회에 바란다’ 세미나에서 청년변호사들의 권익 보호 등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 계기가 됐다. 정 상임대표는 “일회성 행사로 끝난 게 아쉬워 청년변호사회를 만들게 된 것”이라며 “싸울 땐 싸우고, 청년변호사끼리 서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운영해 가겠다”고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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