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8일동안 8개국 정상통화… WTO사무총장 선거 총력전

입력 2020-10-27 14:51   수정 2020-10-27 15:55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캐나다 트뤼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8일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 결선에 진출한 이후 벌써 8번째 정상과의 전화통화 유세전이다. 나이지리아 후보에 비해 열세인 국제적 인지도 만회를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선거지원에 나선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뤼도 총리와 약 25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WTO사무총장 선출과 코로나대응, 다자무대 협력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유 후보야말로 통상 분야 전문성과 현직 통상장관으로 구축한 네트워크와 정치적 리더십을 고루 갖춘 후보"라며 선진국과 개도국간 이해조정 적임자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캐나다가 한국과 함께 WTO개혁소그룹인 오타와 그룹 멤버인 점을 상기시키며 지지를 당부했다. 오타와그룹은 캐나다가 의장국을 맞고 있으며 EU 뉴질랜드 호주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브라질 등 10여개 중견국이 참여한 모임이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유 후보의 그간 경험과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최종 라운드에서 유 후보의 선전을 기원했다. 양 정상은 두 나라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자 국제무대 유사입장국으로 WTO를 비롯한 OECD 등 다양한 국제 다자무대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예상을 깨고 유 본부장이 본선에 진출한 이후 선거지원을 위해 주말에도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통화를 이어가고 있다.

5명이 뛰어든 예선전서부터 브라질 우즈베키스탄 정상들에게 지지를 호소해온 문 대통령은 유 후보가 나이지라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결선에 진출한 이후부터는 더욱 빈번하게 정상통화를 이어왔다.

19일부터 말레이시아 총리를 시작으로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이집트 덴마크 인도 카자흐스탄 정상과 정상통화를 갖고 유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속에 대통령이 주말과 관계없이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지지를 부탁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지 후보결정을 두고 의견이 나뉘었던 EU가 이날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소식은 유 본부장에게는 악재다. 아프리카와의 유대를 고려한 EU의 결정으로 나이지리아 후보가 한층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미국 중국 등 WTO내 입김이 강한 국가들과 비EU권 국가들의 지지확산을 통해 막판 역전극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WTO사무총장은 오는 164개 회원국이 27일까지 선호 후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뽑는다. 11월7일까지 후보에 대한 의견일치를 수렴하는 방식으로 최종 선출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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