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저소득층 중학생의 방과후 학습을 돕겠다며 2012년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드림클래스’ 1기 출신인 정은진 씨(23·사진)의 얘기다. 8년이 지난 지금은 경기 화성에서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2년차 직원으로 새로운 발전을 꿈꾸고 있다.
정씨는 “드림클래스라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소중한 학습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중학교 3학년 때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드림클래스를 신청했다. 중1 때 아버지가 운영하던 비디오 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돈 때문에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때였다. 정씨는 “학원 하나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를 하면서 막막한 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드림클래스에선 매주 대학생 강사가 영어, 수학을 지도해줬다. 정씨는 드림클래스 우수 참여자로 선정돼 삼성에서 받은 장학금으로 고교 학비를 해결했다. 그는 “돈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학습하고 노력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씨는 2015년 대전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 입학 후 첫 여름방학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드림클래스 강사 활동”이라며 “가정형편 때문에 미래를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었다”고 했다.
정씨는 이날 삼성 사내 인트라넷 ‘싱글’ 화면 속 이 회장의 사진을 보며 감사와 추모 인사를 전했다. 그는 “직접 뵌 적은 없지만 감사의 뜻을 꼭 전하고 싶다”며 “이 회장께서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희망을 주셨다”고 말했다.
삼성 드림클래스는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생 강사가 주 2회 영어와 수학 학습을 도와주는 방과후 프로그램이다. 이 회장이 2011년 초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못하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한 말이 프로그램 도입 계기다. 가난이 교육 기회를 앗아가는 것을 막고, 누구나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는 취지다. 지난해까지 중학생 8만2000여 명이 드림클래스를 거쳤다.
정씨는 앞으로 한국 반도체산업이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정씨는 “제가 용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개천에서 용이 나와야 한다’던 이 회장의 말씀을 새기면서 열심히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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