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자신을 공개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 대해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이라고 질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이에 동의했다.
추미애 장관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환우 검사는 동료검사 약점 노출을 막으려 피의자를 20일간 독방에 구금하고 가족면회까지 막은, 부적절하게 권한을 남용한 검사'라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좋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는 글을 남겼다.
조국 전 장관도 이날 자신의 SNS에 "추미애 장관을 공개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글을 적으며 이 검사의 주장이 윤석열 총장의 검찰을 방어하려는 부적절한 처사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환우 검사는 지난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실명으로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파장을 낳았다. 그는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환우 검사는 "이로 인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되었다"며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장악을 시도하며 2020년 법무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추미애 장관을 대놓고 비난했다.
이환우 검사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최근엔 "기대만큼 실망도 크다"는 의견을 담은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리며 불만을 표출했다. 관련 글에는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용을 비판하는 검사들의 댓글들이 다수 달렸다.
옵티머스 관련 사건 무혐의 처분 당시 수사부장이었던 김유철 원주지청장도 지난 27일 '이프로스'에 "부실수사가 아니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2018년 10월 중앙지검에 수사의뢰서가 접수됐고 2019년 5월 혐의없음 처분된 이 사건의 경과를 설명했다.
김유철 지청장은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 등 전문기관이 조사를 선행해 그 결과를 토대로 수사를 요청한 게 아니고 이미 동일내용 사건이 고소취소로 각하처리된 사정, 전파진흥원 직원 진술 등에 비춰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의 내부분쟁에서 비롯된 민원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영장발부 가능성을 떠나, 경영권을 다투는 전 사주(추후 별건으로 수배)의 민원에서 비롯된 사건이고 근거가 미약한 상태에서 자산운용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게 과연 비례와 균형에 부합하는지 의문인 상황이었다"고 했다.
중앙지검 접수 뒤 7개월 만에 사건이 처리돼 전결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김유철 지청장은 "조사과 지휘기관 4개월을 공제하면 3개월여만에 처리된 사건으로 부장 전결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형제번호가 아닌 수제번호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는 경우 장기사건이 아닌 한 부장 전결로 처리해왔다"고 덧붙였다.
김유철 지청장의 글에 A부장검사는 "언젠가는 코로나 확산이 검찰 탓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옵티머스 피해가 검찰 탓이라고 한다. 조사과, 형사부에서 일을 해 본 검찰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사건 처리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B부장검사 또한 "수사의뢰 경위가 석연치 않은 청탁성 수사의뢰 사건으로 보인다"며 "통상적인 사건 처리 경위와 내용까지 해명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는 글을 올렸다.
C검사는 "경영진의 재산분쟁이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짐작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영장을 청구한다면 수사권 남용이라는 질타가 이어졌을 것"이라고 적었으며, D검사는 "요새는 검사에게 증거법이 아닌 '관심법' '미래 예측하는 법'을 요구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도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대검찰청 감찰위원회 운영규정에는 중요감찰사건의 개시와 조사결과 및 징계청구 등 그 조치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감찰권 남용 방지를 위해 마련된 이같은 규정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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