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엘(CL), 제대로 '센' 솔로가 왔다…정체성 눌러담은 컴백 'HWA' [종합]

입력 2020-10-29 15:19   수정 2020-10-29 17:48


가수 씨엘(CL)이 솔로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그는 그룹 2NE1으로 활동하던 때보다 훨씬 '나다운' 음악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야말로 '센' 솔로의 컴백이다.

씨엘은 29일 오후 더블 싱글 '화(HWA)', '5STAR' 발표 기념 온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앞서 CL은 이날 두 곡을 발표했다.

씨엘의 컴백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미니앨범 '사랑의 이름으로' 이후 약 10개월 만으로, 특히 이번 싱글은 씨엘이 새로운 출발을 알리며 작업한 정식 곡들이기에 더욱 기대를 모았다. 오랜만에 공식 일정을 소화하게 된 씨엘은 "너무 좋다. 한국에서 오랜만에 활동을 하면서 꼭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며 "정신은 없지만 좋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씨엘은 'HWA'와 '5STAR' 두 곡의 작사에 모두 참여했다. 그는 "'HWA'는 확실히 내 시작을 알리고 인사를 드리는 곡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짠'하고 등장하는 느낌의 노래"라면서 "나의 시작을 알리는, 씨엘이라는 아이덴티티에 도장을 찍고 싶어 만든 곡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분들이 오래 기다려줘서 '5STAR'라는 다른 분위기의 곡도 냈다. '5STAR'는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으면 해서 만들었다"고 전했다.

신곡 'HWA' 무대는 이날 미국 CBS의 유명 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쇼(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이에 대해 씨엘은 "4년 전 싱글이 나왔을 때 K팝 여자 솔로 최초로 방송을 했다. 다시 초대해주셔서 너무 좋았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촬영했다. 한국에 오면 항상 들르는 곳인데 허락을 해줘서 찍게 됐다"고 밝혔다.

음악과 무대뿐만 아니라 의상에도 공을 들였다. 씨엘은 "패션학교 학생들의 졸업 작품을 많이 봤다. 졸업작품이다 보니 본인 생각이나 시간이 많이 들어가 있더라. 한국 디자이너분들도 많이 참여했다"면서 "'HWA'에 가장 큰 영감을 준 분은 앙드레 김 선생님이다. 아이코닉함의 끝이다. 옷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에 모아놓은 작품, 장갑 등 너무 시간을 많이 투자한 게 느껴져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대형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서 2NE1 멤버로 활동하며 국내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의 홀로서기.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쓸 일이 많지만 모든 과정을 몸소 경험하고 싶어 자신의 팀을 꾸려 활동에 나선 그였다. 씨엘은 "무대하는 걸 너무 좋아하고, 비디오 찍는 것도 좋아한다. 이제껏 모아놓은 걸 많이 풀어봤다"고 자신했다.

그는 팀으로 활동할 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을 묻자 분위기와 역할을 꼽았다. "네 명이 나눠서 하던 역할들을 혼자 하다보니 그걸 다시 배워야했다"고 말문을 연 씨엘은 "예전에는 가만히 있거나 곡에 대한 이야기만 하면 됐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나가는 과정을 배우고 있다. 시작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씨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과거 있던 일이나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지 않느냐. 그냥 움직이면서 지금을 최대한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현재 소속사가 없지만 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팀을 꾸린 상태"라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서 이루어지는 일이었다는 걸 배우게 돼 감사하다. 혼자 팀을 꾸리고 싶었던 이유도 내가 뭘 하는지, 무엇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 건지 알고 싶었다. 애매하게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앞으로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씨엘은 "음악은 나를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다. 나의 언어"라면서 "예전에는 나와 씨엘을 굉장히 분리시켰는데 이제는 조금 더 씨엘이라는 존재가 친숙해졌다. 내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저번 프로젝트 앨범을 냈을 때부터 그렜던 것 같다"며 솔로 아티스트 씨엘이 보여줄 모습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최근 눈에 띄는 미국 음악 시장 내 K팝의 활약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씨엘은 한국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 100'에 입성했던 바 있다. 씨엘은 그룹 방탄소년단이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해 "너무 기분 좋다"며 "나는 MTV를 보면서 자랐다. 그때만 해도 동양인 팝스타가 없었다. 그러니 결국 자신의 문화를 표현해야하는데 따라하게 됐다. 이걸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내가 없는 걸 해보자며 미국 활동을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분들이 많아지면 너무 좋다. 나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어떻게 우리의 문화를 표현하는지 알 수 있는 거다. 이젠 K팝과 팝의 경계가 많이 흐려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더블 싱글 발표에 이어 씨엘은 오는 11월 30일에도 앨범을 내며 활동을 이어간다. 그는 "팬들이 사실 너무 오래 기다려줬다. 정말 감사하고, 지금부터는 원하는 음악을 많이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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