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오일은 ‘인류가 만든 최초의 기름’이다. 기원전 3000년부터 식용으로 재배됐다. 초기엔 피부병 환자의 치료제로 쓰였다. 이후 세계인의 장수 비결에 단골로 꼽히는 식재료가 됐다. 올리브 오일엔 풍부한 비타민E와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매일 올리브 오일을 온몸에 바르기도 했다. 히포크라테스는 올리브 오일을 ‘위대한 치료제’라고 썼다.
올리브 오일도 커피나 와인처럼 품종이 맛과 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식용 가능한 올리브 품종만 300가지가 넘는다. 세계 올리브의 97% 이상이 지중해 국가인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재배된다. 여름엔 건조하고 겨울엔 따뜻한 기후가 올리브 재배에 최적이기 때문이다.
최대 생산지는 스페인. 스페인의 대표 품종은 오히블랑카, 아르베키나, 코니카브라, 피쿠랑, 피쿠도 5종이다. 이 중 오히블랑카는 포화지방산이 가장 적고, 상큼한 허브향과 과일향이 난다. 아르베키나는 올리브 오일 특유의 매운맛과 쓴맛이 적어 생으로 즐기기에 좋다.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나는 피쿠알 종자는 풀향, 달콤한 아몬드향과 함께 맵고 씁쓸한 향이 진한 편이라 올리브 오일 특유의 맵고 쓴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그리스의 코로네이키 종은 잘 익은 과일향과 신선한 풀향이 나며 이탈리아의 코르티나 올리브는 과일향과 씁쓸하고 매콤한 맛을 낸다.
수확 과정과 방법에 따라 올리브 오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넓고 빽빽한 올리브 농장에서 장비를 이용해 올리브를 따면 열매가 상처를 입기도 한다. 손으로 직접 따는 ‘핸드피킹’ 농장에서 노란색에서 파란색 사이의 어린 올리브를 단일 품종만 수확해 만들면 가격이 높아진다.
단일 품종으로 압착한 올리브 오일은 품종 특유의 맛과 특성이 살아 있어 고급 올리브유로 꼽힌다. 품종이 세 가지 이하로 섞인 제품이 그 다음으로 가격이 비싸다. 다만 커피처럼 전문가가 다품종의 올리브를 블렌딩해 오일의 맛과 향을 더한 상품이 고급 올리브유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
올리브 오일과 어울려 먹을 수 있는 요리는 무궁무진하다. 가열 요리에는 올리브 향이 적고 발연점이 낮은 ‘퓨어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면 좋다. 버진 올리브 오일과 정제된 올리브 오일을 혼합한 것으로 산도는 약 2%다.
신선한 올리브유 향을 내고 싶다면 요리에 가열을 끝낸 뒤 위에 살짝 뿌리면 된다. 비가열 요리에는 신선한 엑스트라 버진 등급의 올리브 오일이 많이 쓰인다. 맛과 향이 풍부해 빵, 고기, 샐러드 등에 곁들이면 좋다. 엑스트라 버진 오일의 발연점은 180도 정도로 일반 가정에서 요리할 때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박태경 마켓컬리 상품기획자는 “부라타 치즈에 올리브유를 뿌린 뒤 통후추를 갈아넣으면 간편하게 올리브 오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며 “이베리코 목살구이를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토마토 피자에 루콜라를 얹고 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린 뒤 올리브 오일로 마무리해도 좋다.
올리브 오일은 제조일로부터 1년 안에 먹는 게 좋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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