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푹 쉬면 낫지만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갑자기 생긴 것인지, 오랫동안 지속된 것인지, 이전에 특별한 병을 앓지는 않았는지 등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입안에 헌 곳이 한 곳인지, 여러 곳인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박혜지 강동경희대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내염은 흔하게 나타나 누구나 겪는 증상”이라며 “발병 원인이 다양하고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입병 중 가장 흔한 것은 아프타성 구내염이다. 인구의 20% 정도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은 입속에만 생기고 1년에 2~3번 재발한다. 대부분 1㎝ 미만의 둥근 궤양이 2~4개 생겼다가 2주 안에 저절로 낫는다. 만약 1㎝보다 크고 깊은 궤양이 몇 주에서 몇 달 넘게 지속된다면 치료해야 한다.
아프타성 구내염은 유전과 면역 이상 등으로 생긴다. 흡연자에게도 흔하다.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바이러스와 아프타성 구내염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후 바이러스성 구내염과 아프타성 구내염은 구분해 치료한다.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흡수불량증후군,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을 앓고 있어 아프타성 구내염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베체트병은 궤양이 구강은 물론 생식기, 눈에도 생길 수 있다. 중증도에 따라 시력을 잃거나 혈관염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베체트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혈관염 질환으로 알려졌다. 피부는 물론 혈관이 지나는 모든 곳에 염증이 생긴다. 구강 궤양, 성기 주변 궤양과 함께 여드름성 병변, 피부궤양, 정맥염 등 다양한 피부 증상도 호소한다.
대장 등 장에 염증과 궤양이 생겨 설사, 혈변을 하는 환자도 많다. 약해진 혈관 쪽으로 혈액이 몰려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가 형성되기도 한다. 포도막염이 생기면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베체트병은 다양한 증상을 토대로 진단한다. 1년간 세 번 이상의 입병, 피부병변, 포도막염 등의 증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혈액 검사도 한다. 이때 혈액검사는 대개 염증 활성도와 합병증 유무를 파악하는 데 활용한다. 정재현 고려대 안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베체트병은 자주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완치는 어렵지만 조절할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한 병”이라며 “피로하거나 과로하면 악화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베체트병으로 진단받으면 환자 증상에 따라 콜키신 등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을 활용해 치료한다. 꾸준히 치료하면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에 문제를 느끼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눈, 장, 뇌혈관 등에 염증이 생긴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실명, 장천공, 뇌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아프타성 구내염은 볼 안쪽과 입술 안쪽 등 입속 부드러운 점막에 생기는 데 비해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입병은 입천장, 혀 위쪽, 잇몸 등 딱딱한 부분에 생긴다. 1~5㎜ 정도 크기의 작은 궤양이 여러 개 생긴다.
대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 등이 눈, 피부, 점막 등으로 들어가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처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가 많다. 몸속으로 들어간 바이러스가 신경절과 상피세포 등에 숨어 있다가 몸을 다치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졌을 때, 자외선 등을 강하게 쬈을 때 입병 등으로 나타난다. 여성은 생리를 할 때도 흔히 생긴다.
박 교수는 “궤양이 생겼을 때 아프타성 구내염이라고 생각해 스테로이드 제제를 쓰면 더 번질 수 있어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며 “단순포진 바이러스는 세포배양을 하거나 PCR 등으로 확인하고 조직검사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개 피부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깊은 곳이 쑤시고 타는 것 같은 통증을 호소한다. 가슴, 허리 쪽 피부에 물집이나 궤양 등이 생긴다. 이런 증상을 일으키는 바리셀라조스터바이러스가 구강, 안면 등 삼차신경에 침투하면 이마와 눈 신경 근처, 얼굴 중앙부와 윗입술, 입천장, 턱 주변과 아랫입술 등에 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
입속에도 궤양이 생기는데 대개 1~5㎜ 작은 궤양이 띠를 이룬다. 환자에 따라 물집과 궤양이 생기기 전 통증 증상만 호소해 치수염 등으로 오인하는 일도 많다. 치수염과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병 증상을 잘 구분해야 한다.
칸디다증도 입병의 원인이다. 가장 흔한 진균 감염이다. 칸디다증은 입속 점막 표면에 주로 생기는데 형태가 다양하다. 흰색으로 문지르면 쉽게 벗겨지는 병변이 있고 그렇지 않은 병변도 있다.
입속이 화끈거리는 증상을 호소하거나 미각 이상, 떫은맛 등을 호소한다. 치료를 위해 항진균제를 사용한다. 구강건조증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입속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담배를 피워 입안이 마르면 칸디다증이 생기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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