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팸(가출 청소년들의 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한 10대 동료를 무참하게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20대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의 상고심에서 각 징역 30년과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서울 구로구의 한 가출팸에서 10대인 피해자 C씨와 함께 생활하던 사이였다. 이들은 가출 청소년들을 유인한 뒤 절도 등 각종 범법행위를 시켰다. 그러던 2018년 4월 C씨가 말없이 가출팸을 탈퇴했다. A씨와 B씨는 C씨가 앞서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A씨 등이 지시해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A씨와 B씨에게 불리하게 진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씨와 B씨는 2018년 9월 C씨를 경기 오산시의 한 공장 인근으로 불러내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이들은 미리 물색해 놓은 오산의 한 야산으로 시체를 옮긴 후, 시신을 암매장하기도 했다. 범행 당시 A씨와 B씨는 만 21세였으며, C씨는 16세였다.
1심은 “사진에 범행방법을 모의하고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뤄졌으며, 살해 방법 역시 매우 잔혹하다”며 A씨와 B씨에게 각 징역 30년과 25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양형이 너무 무겁다고, 검사 측은 양형이 너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최종 판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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