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수륙양용버스와 트램 들어선다

입력 2020-10-30 15:31   수정 2020-10-30 15:50

부산에서 이르면 내년 강과 바다, 땅을 누비는 수륙양용버스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1호 ‘무가선 저상트램’ 오륙도선도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운영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도입해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육성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내년 중 수영강과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 수륙양용버스인 ‘해상시티투어버스’, 자갈치~센텀을 운항하는 해상버스와 해상택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부산해상관광 교통수단 도입 타당성 및 실행계획 수립 연구 용역’에서 세 사업 모두 수익성 지수가 기준(1)을 넘긴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수익성 지수가 1 이상이면 비용보다 수익이 크다는 뜻이다.

수륙양용버스 해운대 노선의 수익성 지수는 1.62로 나와 수익성 기준을 넘겼다. 시가 구상 중인 해운대 노선은 해양수산부 ‘수륙양용선박 검사 지침’상 운행이 가능한 수영강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출발한 수륙양용버스는 요트경기장에서 입수해 수영2호교~수영교~좌수영교를 왕복한 뒤 육상으로 올라와 해운대 영화거리→광안대교 → 광안해변로 → 민락수변로를 거쳐 부산시립미술관으로 돌아온다. 수상 6㎞, 육상 17㎞를 달려 운행 시간은 60~70분 소요된다. 해운대 노선은 운영 3년 만에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용역에서는 대인 2만5000원으로 요금을 설정해 추산했다.

하지만 낙동강 노선은 수익성 지수가 0.64로 운임 수입이 더 커지지 않는 한 적자가 누적될 것으로 분석됐다. 용역에서 구포역, 삼락생태공원을 거쳐 삼락수상레포츠타운 계류장에서 입수해 낙동강, 구포대교, 구포낙동강교를 거쳐 화명생태공원 등을 지나 구포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상정했다.

자갈치와 센텀을 왕복하는 해상버스도 수익성 지수가 1.33으로 나왔다. 자갈치, 부산역(항만공사 부두), 박물관, 오륙도, 센텀 등 5개 터미널 총 23km를 왕복 운항하는 코스다. 자갈치에서 센텀까지 1항차에 소요되는 시간은 90분, 요금은 1만 원 정도로 잡았다. 4척을 이용해 하루 총 2520명을 수송할 수 있다. 초기투자비용 회수는 7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해상택시도 수익성 지수 1.26이 도출됐다. 해상버스 터미널 구간과 자갈치~깡깡이마을~부산역~광안리~센텀마리나~운촌항을 운항하는 것을 계획했다. 용역은 전체 해상거리 500㎞에 11척의 해상택시를 운영하고 1인당 요금 2만 원으로 했을 때 운영 4년 만에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할 것으로 봤다.

시는 연말 용역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에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자 공모를 진행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점차 시내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요금이나 코스는 사업자가 선정돼야 확정된다.

부산 남구 일대에 추진되는 대한민국 1호 ‘무가선 저상트램도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내년 착공, 2023년 완공된다.

부산시와 남구청은 “국토교통부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가 오륙도선 저상트램 실증 노선 기본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승인한 구간은 전체 오륙도선(부산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용호동 오륙도 SK뷰 아파트) 5.15km 구간 중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용호동 이기대 어귀 삼거리까지 1.9km 구간이며, 정거장 5곳과 차량기지 1곳이 각각 건설될 예정이다.

이 구간을 달리는 저상트램은 내장형 배터리시스템을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40km 이상 주행 가능한 노면 전차이다. 최고 운행 속도는 70km/h이고, 최대 정원은 280명이다. 저상트램은 별도의 고압가선이 없기 때문에 도시 미관에 좋다. 소음과 매연이 없는 친환경 녹색교통 수단이다.

오륙도선 저상트램 사업은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준공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487억 원이다.

오륙도선은 국토부에서 승인한 대한민국 첫 저상트램 사업이다. 국내에서 트램이 1968년 폐지된 이후 52년 만에 다시 도입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토부 승인에 따라 부산시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기본설계, 실시설계, 각종 영향평가 등 향후 절차를 조속히 완료할 계획이다. 착공은 내년 국토부로부터 사업 계획을 승인받은 뒤 바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오륙도선 저상트램 기본계획(안)을 수립한 이후 주민공청회와 부산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올 4월 국토부에 승인을 신청했다.

부산 남구는 저상트램 노선 주변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했다. 남구는 오륙도선 주변 2000~5000㎡ 공간에 조경시설, 휴게공간, 트램 체험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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