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값이 뛰더라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투자 목적으로 사기보다는 노모 등 친지가 실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같은 잣대로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작 잡으려고 한 서울 등의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애먼 지방 중소도시에서만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든 수준이 되기 전에 경기나 부동산시장의 타격이 뚜렷하게 보이는 지방 중소도시는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7·10 대책으로 전국 어디서든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사람은 새 아파트를 살 때 최고 12%에 달하는 취득세를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지방 중소도시에 저가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사람의 취득세가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더 높게 나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지방의 사정을 제대로 고려하고 일률적인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지방광역시 인근에 있는 지방 중소도시에는 은퇴자를 타깃으로 한 세컨드하우스 단지가 많다”며 “고정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 늘어난 보유세 부담으로 세컨드하우스를 처분하기 시작하면 지방 중소도시들이 슬럼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북 김천과 같이 인구가 15만 명이 안 되는 지역에서도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부작용이 더 커지기 전에 인구 50만 명 이하인 지방 중소도시 주택은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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