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패션·뷰티기업과 온라인 플랫폼 간의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구분하던 시대가 지났다는 판단에 따라 어떻게든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을 모바일 커머스 시스템으로 판매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다.
“신소매 채널 확보를 위한 협력”
이랜드그룹은 카카오와 손잡고 “온라인 쇼핑의 판을 바꾸겠다”고 2일 발표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지난달 29일 맺은 협약에는 두 회사 플랫폼과 데이터 연동을 통한 사용자의 커머스 경험 강화, 카카오 챗봇 기술 협업을 통한 이랜드그룹 전체 챗봇커머스 적용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이랜드그룹은 자사 패션 브랜드는 물론이고 유통, 외식, 호텔, 레저 등 부문별 상품과 서비스를 카카오톡 기반 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하게 된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카카오 선물하기 코너에 이랜드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카카오 QR코드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오프라인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협업을 한 바 있다.
두 회사는 더 새로운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내년에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며,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예컨대 중국 최대 채팅 플랫폼인 위챗에서 선보인 샤오청쉬(小程序)처럼 채팅창 주문 및 공유 시스템 구축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샤오청쉬는 라이브방송을 볼 수 있고 주문하기도 쉬워 젊은 층이 선호하는 플랫폼이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샤오청쉬에서 매출 10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샤오청쉬에선 클릭 한 번으로 모든 상품과 페이지를 SNS와 대화창에 공유할 수 있다”며 “상품 이미지 공유와 구입을 위한 QR코드 접속 등이 쉬워 모바일 쇼핑의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두 회사가 함께 구축해 이랜드그룹의 패션 브랜드, 호텔 이용권, 외식 상품권 등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업종 불문 ‘영역 파괴’
이랜드뿐만이 아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등 내로라하는 국내 플랫폼업체와 손잡았다. 네이버와는 지난 6월 업무협약(MOU)을 맺고 온·오프라인 유통을 연계한 시너지 강화, 데이터 기반 신규 브랜드 및 상품 개발, 해외 시장 공동 진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인 맞춤형 상품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함께 연구개발하고 해외에도 같이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패션 쇼핑몰 1위인 무신사와도 ‘AP&M 뷰티·패션 합자조합’을 결성했다. 패션과 뷰티, 리테일,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컨슈머 서비스 등 유망 분야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11번가와는 지식재산권 보호 및 상표권 침해 예방 활동 등을 함께 펼치기로 했다.신용카드사와의 제휴도 시도되고 있다. 명품과 패션, 뷰티 등의 사업을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삼성카드와 손잡았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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