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미국 자회사인 셀트리온USA가 미국 진단기기 유통사 프라임헬스케어 디스트리뷰터스와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 ‘샘피뉴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일 발표했다. 샘피뉴트는 10분이면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신속 진단 제품이다. 휴대용 분석 장비를 이용하면 병·의원, 연구소 등의 대형 설비를 이용하지 않고서도 검역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샘피뉴트는 셀트리온이 헬스케어 벤처기업 비비비(BBB)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BBB는 2014년 설립된 모바일 의료기기 제조기업이다. 이번 계약은 BBB의 기술력과 셀트리온의 글로벌 영업력이 시너지를 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계약 규모는 국내 진단업계 매출 1위 기업인 씨젠이 지난 2분기 기록한 매출(2748억원)의 76%에 달한다.
프라임헬스케어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에서 샘피뉴트를 독점 공급한다.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까지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샘피뉴트 개발과 제조를 맡은 BBB는 현재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샘피뉴트의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샘피뉴트는 기존 신속 항원진단키트보다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항원진단키트는 감염 초기 단계에서부터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하고 10~15분이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정확도가 80% 내외에 그쳐 선진국에선 검사에 3~6시간이 걸리지만 정확도가 99%로 높은 분자진단키트를 더 선호해왔다.
셀트리온과 BBB는 샘피뉴트의 민감도는 94.4%, 특이도는 100%로 끌어올렸다. 민감도는 양성 샘플을 양성으로 판별하는 정확도, 특이도는 음성 샘플을 음성으로 판별하는 정확도다. 지난 7월 FDA로부터 EUA를 받은 미국 벡톤디킨슨 제품(민감도 84%)보다 더 정확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항원·항체 반응 때 발생하는 전류를 증폭시키는 기술을 적용해 민감도를 높였다”고 했다.
미국 현지에서 항원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한 것도 기회였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하루 7만 명을 웃돈다. 분자진단으로 검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신속 검사가 가능한 항원진단키트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업계에선 추가 공급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있어서다. 수젠텍은 지난달 29일 독일에 항원진단키트 20만 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나노엔텍도 항원진단키트로 독일에서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후속 제품을 출시해 미국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국가를 중심으로 진단키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