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최근 해양 생분해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 개발에 성공해 내년 초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PHA는 해양 분해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소재로, 미생물로부터 추출한 물질이 함유돼 있어 토양이나 해양수와 만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된다. 비닐이나 빨대, 페트병, 포장재(사진)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내년부터 인도네시아 바이오공장에서 PHA 소재를 연 5000t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도 흙에서 썩는 플라스틱 기술은 나와 있었다. 유통기업 BGF리테일의 지주사 BGF가 포장재 관련 벤처기업을 인수, 썩는 플라스틱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에서 녹는 플라스틱 소재인 PHA 개발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PHA 생산기술 보유 기업은 미국 다니머사와 일본 가네카사 등 일부에 불과하다.
CJ의 기술력은 이들 외국 기업보다 한 발 앞서 있다. 고체 플라스틱뿐 아니라 비닐 필름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PHA 개발·양산을 계기로 ‘화이트 바이오’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화이트 바이오 산업은 PHA처럼 생물 자원을 원료로 산업용 소재를 개발하는 업종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올해 1조원, 5년 내 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가 차원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르면 연내에 ‘바이오산업 정책 핵심과제’ 일환으로 ‘화이트 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을 발표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규제가 늘어나고 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져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전인데도 유럽 등에서 선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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