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서학개미'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는? [2020 미국의 선택]

입력 2020-11-03 21:54   수정 2020-11-04 00:04



미국 대통령 선거가 3일 열렸다. 이번 대선는 미국 의회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일부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백악관에 입성할지, 상원과 하원은 어느 당이 과반을 차지할지 등 각 시나리오별 결과를 놓고 셈법 고민에 빠진 이유다.

증시엔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유리할까. 그간 S&P500지수 상승세를 기준으로 각 투자기업과 외신이 분석한 결과를 모아봤다.
의회 장악 정당 어디든 S&P지수 추이 '무차별'
일단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쪽이 의회를 장악하든 증시엔 별 차이가 없을 공산이 크다. 3일 CNBC 자료 집계에 따르면 지난 78년간 S&P500지수 변화 추이는 의회 상하원의 다수를 차지한 정당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했을 때 특별히 지수가 더 오른 것도 아니고, 민주당이 우세했을때 지수에 눈에 띄는 긍정적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미 대선이 열린 11월 기준으로 1년간 지수 추이를 따져보거나,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직에 취임하는 1월 기준으로 1년간 지수 추이를 봤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상하원 '슈퍼여당'보다는 권력분점이 지수 올려
증시는 역사적으로 어느 정당이 집권하는지보다 상하원에서 개별 정당 우위가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LPL파이낸셜 자료에 따르면 1950년부터 상원과 하원 우위 정당이 서로 다른 '권력분점' 시기에 연평균 주가수익률은 17.2%이었다. 반면 공화당이 양원을 모두 차지했을 때는 13.4%,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했을 때는 10.7%에 그쳤다.

라이언 데트릭 LPL파이낸셜 수석시장전략가는 "시장은 어느 한 정당이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견제와 균형' 시나리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권력이 나뉘어 있을때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 상하원 권력분점'이 증시에 유리
투자리서치기업 CFRA에 따르면 대선에서 가능한 조합 중 역사적으로 가장 증시에 유리한 경우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되고, 상원과 하원 과반은 각각 다른 정당이 차지한 때다. CFRA가 1945년 이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경우 S&P500지수 평균 상승세는 13.6%였다.

그 다음으로 S&P500지수 상승률이 높았던 조합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되고 의회는 상하원 둘다 공화당이 장악한 경우다. 상승세는 13.0%였다.

가장 증시 성장률이 낮은 조합은 공화당에서 대통령이 나오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경우다. 평균 S&P500 상승률이 4.9%에 그쳤다.
"누가 되든 포트폴리오 전략 별 차이 없어…대통령 결정 자체가 중요"
반면 이번 선거가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역사적으로 미국 선거 결과가 증시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친 경우는 거의 없고, 증시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사람들이 투자에 있어 정치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밥 프렌치 맥린자산운용 투자분석책임자는 "자료는 어떤 기준으로 분석하는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투자리서치기업 펀드스트랫의 토머스 리 리서치부문장은 앞서 "어느 후보가 이기는 경우든 펀드스트랫 포트폴리오 전략의 90%는 서로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 등 두 후보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산업 분야 정도가 아니라면 중장기적으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리 부문장은 "증시는 두 후보중 누가 당선되는지보다 미국 대통령이 결정된다는 사실 자체에 더 반응할 것"이라며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타격을 완화하려 할 것이고, 이때문에 누가 되든 증시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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