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올 3분기 전년대비 반토막 수준 실적을 발표했다.
아람코는 3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117억8900만달러(약 13조356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작년 동기 212억9100만달러(약 24조1230억원) 이익을 낸 것에 비하면 44.6%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 2분기보다는 나아진 실적이다. 아람코는 지난 2분기 순이익 65억6500만달러(약 7조4380억원)를 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37달러까지 내렸던 4월 말 ‘마이너스 유가’ 기간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됐고, 이후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40달러선으로 회복해서다.
아람코 실적은 올 들어 크게 줄었다. 지난 1~9월 순이익은 350억2000만달러(약 3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대비 48.6%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166억6100만달러(약 18조8800억원)에 그쳤다.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73.4% 적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3분기 들어선 세계 각국이 경제 재개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영향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다. 아람코는 "원유 가격과 판매량 모두 줄었고, 정유·화학제품 마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경제활동 재개가 이뤄지면서 3분기엔 회복 조짐이 보였다"며 "사우디 왕가에 지불하는 석유생산 로열티율은 기존 20%에서 15%로 떨어졌고, 소득세도 줄었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3분기 자본적지출 규모가 64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올해 자본지출은 작년(327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250억~300억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앞서 아람코가 미국 인도 파키스탄 등 세계 각국에서 추진하던 투자 사업을 멈추거나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실적이 나빠진 와중에 배당금을 깎을 수 없어 자본지출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날 아람코는 기존 계획대로 주식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2분기 배당금 지급 규모와 같은 187억5000만달러를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을 보류하거나 대폭 축소한 다른 석유 대기업과 비교되는 행보다. 배당금 대부분은 지분의 98%가량을 소유한 사우디 정부에 들어간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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