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닥쳐온 코로나19 팬데믹은 자산시장과 투자 환경의 큰 전환점이 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기금 금리가 0%대로 인하됐고 동시에 1% 미만의 채권 및 예금금리 등 초저금리 시대가 급격히 찾아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과 Fed의 자산 매입으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에서 성장주의 역사적인 랠리를 만들었다.
올해 금융 투자에서 나타난 대표적 특징은 무엇보다 개인 주식 투자의 활황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지속돼 온 저성장과 저금리 추세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개인들의 위기 의식과 투자 열풍을 급격하게 키웠다는 판단이다. 이제 코로나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됨으로써 개인 투자 열풍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 투자의 프레임은 직접 투자, 집중 투자, 자본이득 추구 관점에서 분산 투자와 평생 소득 마련 관점으로 전환될 필요를 감지하게 된다.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의 주축에 있고, 장기 성장이 유망하다는 점은 대체로 의심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최근의 가파른 주가 상승과 과도한 고평가 논란 역시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함께 계속 부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대대적으로 풀린 시중 유동성으로 인해 달러 가치와 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미국 성장주에 집중된 해외 주식 매수 포지션의 위험도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정보기술(IT), 닷컴 버블 기간 동안 대표적인 시장지수(나스닥) 지배자였다. 그러나 반독점 이슈가 불거지고, 버블이 붕괴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나스닥지수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002년 고점인 13%에서 2015년에 이르러 4.3%까지 밀리게 된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은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한 달라진 패러다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대체해 현재의 나스닥지수 지배 그룹으로 자리잡았다. 아마존, 애플, 구글의 시가총액이 나스닥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년 만에 1.8%(2004년 8월)에서 27.2%(2020년 8월)까지 높아지게 됐다.
그런데 이제는 이들 빅테크 기업과 플랫폼 업체들이 20여 년 전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반독점 등 규제 리스크와 고성장의 변곡점에 직면했는지 고민할 시점이다.
향후 장기간의 금융 투자에 있어서 핵심에 둘 또 한 가지는 평생 소득 구축 관점이다. 안정된 연금구조를 통해 평생 소득의 뼈대를 세워야 하고, 이중 사적 연금(퇴직 및 개인연금)은 장기 투자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형성해야 한다. 연금의 장기 투자자산 포트폴리오로는 예금 이자를 대체해 안정적인 소득원을 제공할 수 있는 리츠, 배당주 펀드 등 인컴 자산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들은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도 저가 분할 매수, 배당재투자 효과 등으로 연금 자산의 장기 수익률을 극대화시킨다.
박영호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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