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월북 증거 공개불가" vs 유족 "그냥 믿으라는 거냐"

입력 2020-11-04 09:25   수정 2020-11-04 09:27


지난 9월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A씨 유족들이 낸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국방부가 '공개 불가'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측 관계자는 지난 3일 A씨의 형 이래진씨를 직접 만나 "요청한 정보는 군사기밀보호법상 비밀로 지정되어 정보공개가 제한된다"는 이유로 정보공개 요청을 거절했다. 앞서 유족 측은 A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 사살됐다는 정부 측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면서 근거 자료를 제시할 것을 국방부에 요구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지난달 30일 "한국 정부는 피살 공무원에 대한 정보를 (유족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유족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유족이 요청한 정보는 A씨가 피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9월 22일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10시51분까지 북한군의 대화를 감청한 녹음파일, A씨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으로 추정되는 불꽃이 관측된 오후 10시11분부터 51분까지의 영상파일이다.

이씨는 국방부 입장을 전달받고 기자들과 만나 "증거도 안 보여 주면서 월북이라 믿으라고 하는 것을 누가 믿겠느냐"며 "한미동맹과 국가안보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는데,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공개하지 않기 위한 갖다붙이기식 이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사실을 명확히 듣고 싶다고 요청, 국방부는 서욱 장관이 오는 6일 유족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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